張蓮雅 < 삼성SDS 상무 yjang@samsung.com >

미국에서 공부를 시작했던 대학원 초기 시절,숙제를 받아 열심히 내 나름대로 고민하고 답을 정리하느라 많은 밤을 새우곤 했지만 생각만큼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필자가 실망한 것은 좋지 않은 점수를 받았다는 그 자체보다,다른 학생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도 불구하고 나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열심히 했는데… 왜? 다른 학생들과 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유가 궁금해 결과가 좋은 친구들이 어떻게 숙제를 하는지 관찰하기로 했다.

필자에게 특이하게 느껴졌던 것은 그들은 숙제를 하기 위해 여러 명이 모여 문제 자체에 대해 토론한다는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문제가 주어지면,답으로 당장 뛰어드는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져 있던 필자에게는 그들이 문제 자체를 여러 관점에서 보고 토론하는 것이 시간낭비라고 생각됐지만,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다.

똑같은 문제인데도 불구하고,팀원들마다 해석이 다른 것이 아닌가? 문제를 토론하며,문제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그리고 어디에 초점을 두고 풀 것인지에 대해 합의를 보더니,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을 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풀까의 토론에 참여하는 것이 필자에게는 특히 어려웠다.

푸는 방법을 외우고 그 방법대로 빨리 푸는 식에 익숙해 있던 필자에게,이런 토론을 하기 위해 필수인 기본 개념에 대한 철저한 이해,그리고 이 기본 개념을 창의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연습이 부족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문제해결 과정을 거치면서 필자는'내 한 사람의 머리보다 여러 사람의 머리가 함께 모일 때 훨씬 더 효과적,효율적이다'라는 것도 체득하게 됐다.

우리나라의 기술 발전속도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른 편에 속하는데,기업문화의 변화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창의성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런데 창조적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생각과 일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

우리 젊은 세대들은 학교에서 창의적인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을 학습하며 자라고 있다.

이들이 기업에 들어와 일하고자 할 때,기성세대가 그 창의성을 제대로 수용하고 도전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실패를 격려해 주고 잘 이끌어 주지 못한다면 갈등과 낭비가 생길 수밖에 없다.

혁신적인 성과를 내는 창의적 문제해결은 단시간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보고 듣는 것에 대해 항상 여러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 하는 것으로부터 길러진다.

따라서 꾸준히 노력하고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