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경영으로 위기를 돌파한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악화되고 있는 중국 기업 환경에 맞서 보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위기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금 밀리면 중국 시장에서 영원히 멀어질 것'이라는 위기감에서다.

베이징에 본부를 두고 있는 CJ는 최근 중국 식품업체인 바이위(白玉)두부를 인수했다.

바이위의 유통망을 활용해 브랜드를 알리고,그 유통망에 CJ 제품을 실어 중국인들의 안방을 파고들겠다는 계획이다.

CJ는 또 상하이에 영화관을 세웠고,제빵 체인점인 '뚜레쥬르'와 외식 체인점인 '씨젠' 등을 앞세워 중국 소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격 경영의 사례는 이 밖에도 많다.

미래에셋은 최근 상하이에 4000억원을 투자,대형 빌딩 2개를 매입하는 등 중국 금융·부동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런가 하면 불과 3년 전 중국에 진출한 패션 브랜드인 EXR는 중국 전역에 100여개의 매장을 내고 고급 소비자층을 파고들고 있다.

제조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산둥성 옌타이의 의류업체 세강은 '생산성 20% 향상 운동'을 벌이고 있다.

생산성으로 임금 인상분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최근 대형 에어컨 20대를 공장에 설치,3000여명 직원들의 작업환경을 개선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한·중 수교 15주년(8월24일)을 앞두고 한국경제신문이 KOTRA와 공동으로 실시한 '제4회 중국 투자기업 경영실태 그랜드서베이'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중국 비즈니스의 향후 전망을 묻는 질문에 595개 조사 대상 기업의 54.7%가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좋아질 것이라는 대답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23.2%에 머물렀다.

중국 내 한국 기업 경영을 옥죄는 요소로는 임금 상승이 23.6%로 가장 높았고 치열한 경쟁(18.9%),원자재 가격 상승(16.3%),인력난 가중(12.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 비즈니스가 결코 녹록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이 선택한 전략이 공격 경영이다.

향후 중국 투자 계획을 묻는 질문에 59.4%가 확대하겠다고 답한 반면 축소·철수 대답은 8.3%에 그쳤다.

구체적인 전략으로는 내수(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브랜드 전략 강화(26.2%),기술개발(21.6%),중국 시장 정보 확충(16.4%) 등을 꼽았다.

중국 경제의 성장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긍정적 입장보다 다소 높았다.

'중국 경제 성장이 한국에 기회인가 위기인가'라는 질문에 '기회 요인이 많아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20.8%인 반면 '위기 요인이 많아 부정적'이라는 대답은 28.2%에 달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관련,조사 대상 기업의 58.7%가 찬성한 데 비해 반대하는 기업은 8.4%에 그쳐 한·중 FTA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보여줬다.

한·중 FTA를 지지하는 이유로는 기업 협력 확대가 37.4%로 가장 높았고 중국의 수입관세 인하(33.5%),중국의 비관세장벽 감소(15.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한우덕 기자/조주현 베이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