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자동차(관세 10%)와 농수산물을 포함한 모든 상품의 관세를 최장 7년 내에 모두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FTA 협상은 상호주의에 토대를 두고 진행되는 만큼 한국도 모든 상품의 관세를 7년 이내에 없애라는 압박인 셈이다.

10일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EU는 지난 6일 공산품 농·수산물 등 전 품목의 관세를 길어도 7년 내 철폐하겠다는 상품 양허안을 한국에 전달했다.

이 가운데 관세를 즉시 또는 3년 이내 철폐하겠다는 비율은 품목 기준으로 95%,무역액 기준으로 80% 수준에 이른다.

이는 한국과 미국이 FTA 발효시 자동차를 포함한 전체 상품의 94%(무역액 기준)에 대한 관세를 조기 철폐키로 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EU는 일부 민감 농산물의 경우 '한국도 같은 기간 내 철폐할 경우'란 조건을 달았다.

한국은 이에 대해 공산품은 100% 개방하되 농산물에선 전체 1531개 품목(HS 10단위 기준) 중 쌀 등 260여개를 '예외(제외 및 10년 이상 철폐)'로 설정한 양허안을 EU에 통보했다.

공산품 중 EU가 강점을 가진 기계 화학제품 등의 개방도 10년 이상으로 늦췄다.

이에 따라 조기철폐 수준은 품목 수 80%,교역액 60% 정도로 EU보다 15~20% 정도 뒤졌다.

김한수 FTA 추진단장은 "EU는 당초 합의대로 최종 양허안에 근접한 수준의 양허안을 냈으나 우리는 EU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의 양허안을 냈다"며 "오는 16~20일까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2차 협상 때 서로의 관심 사항을 파악해 3차 협상 전 양허안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양국은 지난 5월 1차 협상에서 △공산품 관세 10년 내 완전철폐 △품목 수 및 무역액 기준 95%이상 자유화를 달성하기 위해 '최종타결안에 근접한 1차 양허안'을 교환하기로 했다.

양측은 서비스 분야는 개방 분야를 일일이 명시하는 포지티브(열거주의) 방식으로 개방키로 하고 11일께 서비스 분야 양허안도 교환할 계획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