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공산품과 농수산물 등 모든 상품 시장을 예외없이 100% 열겠다는 상품 양허안(개방안)을 한국에 전달해왔다.

한국도 개방 제외 품목을 최소한으로 줄인 양허안을 통보,양국 간 협상은 목표대로 연내 타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EU는 지난 주말 모든 상품 시장을 100% 열겠다는 상품 양허안을 한국에 전달했다.

EU는 특히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에 대한 관세(10%)도 최대한 이른 시간 내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은 공산품은 100% 개방하되 쌀 등 150개 이상(HS 10단위 기준·전체 1531개 품목)의 민감 농산물을 개방 제외 품목으로 설정한 양허안을 EU에 통보했다.

또 EU가 강점을 갖고 있는 기계류 화학 등의 개방 시기를 10년 이상으로 늦추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 같은 상품 양허안 초안의 개방 수위는 한·미 FTA 협상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양허안 초안은 자국의 민감 품목인 섬유 1500여개 품목 중 60% 이상을 개방 예외로 묶었으며 한국도 농산물 분야에서 1531개 품목 중 20%인 284개 품목을 예외로 분류하는 등 매우 보수적이었다.

한국과 EU는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2차 협상에서 초안을 토대로 본격적인 상품 개방 논의를 시작한다.

정부 관계자는 "양측이 가능한 한 빨리 협상을 마무리짓기로 한 상태"라며 "이번 2차 협상에서 모든 쟁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논의한 뒤 돌발 쟁점이 없다면 타결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3차 협상을 9월17~21일까지 브뤼셀에서 갖기로 했으며 4차 회의는 10월께 서울에서 개최한 뒤 연내에 한 차례 더 협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