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상장이 증시 물량 확충이라는 1차적인 목적을 충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역난방공사 한전KPS(옛 한전기공) 기은캐피탈 등 3개 공기업 지분을 20%씩 매각한다 하더라도 금액으로는 1200억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10일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기획예산처 등 관련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연내 상장을 추진할 공기업으로 지역난방공사 한전KPS 기은캐피탈 등 3곳으로 사실상 의견을 모았으며 오는 18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매각지분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그간 논의됐던 한전KDN 한국원자력연료 등은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3개 공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증권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한 결과 공모가가 △지역난방공사 3만5000원가량 △한전KPS 1만9000원가량 △기은캐피탈 1만9000원가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가 3개 공기업 지분 20%를 판다고 가정하면 매각대금은 △지역난방공사 608억원 △한전KPS 48억원 △기은캐피탈 497억원 등으로 총 1173억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매각지분과 관련해 한덕수 총리는 "일부 공기업 주식의 10~15%를 상장하는 문제에 대한 스터디를 끝냈다"고 말한 바 있으며,정부 실무자도 "이번 공기업 상장은 민영화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20% 이상 지분을 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역난방공사 노조는 "이번 상장은 사실상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한 전단계"라고 규정하고 "민영화는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 대한 요금인상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일부 지분매각이라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특히 "최악의 경우 파업 등 단체행동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전KPS 노조도 "현재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할 이유가 없는데다 큰 틀에서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중단됐는데 증시 안정만을 위한 상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는 18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이번 상장 작업이 민영화 차원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줄 것을 요구할 예정이며 이를 토대로 관련회사 노조를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