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인플레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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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전 세계 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물론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의 금리도 마찬가지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만은 기준 금리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미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요지부동이다.
FRB는 인플레이션이 '과도한' 수요와 관련 있는 것으로 믿는 듯하다.
물가 상승률이 이미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주요 정책담당자들이 꿈쩍 않는 것은 이런 믿음 때문이다.
미국 경제의 성장률이 떨어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서서히 줄어들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인플레이션은 왜 한동안 뜸하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걸까.
해답은 역사 속에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었다.
그 시대를 살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을 생활의 일부로 그냥 받아들였다.
심지어 정상적인 상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인플레이션은 역사적으로 볼 때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리고 물가 상승은 국지적으로 일어날 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지도 않았다.
미국을 예로 들면 1820년부터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인 1913년까지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거의 제로(0)였다.
약 1세기 동안 인플레이션이 없었던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직면한 정부가 재정 지출을 과도하게 늘렸을 때만 발생했다.
전쟁에 패한 나라에서는 어김없이 화폐 가치가 제로에 가까워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른 천문학적인 물가 상승률은 국가 경제를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패전국의 경제는 결국 승전국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났다.
1923년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그랬고 1945년의 일본과 독일도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모든 인플레이션은 전쟁과 관련한 재정 지출이 급증,정부의 통화조절 능력을 초과했을 때 일어났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서는 큰 전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인플레이션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걸까.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등으로 인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정부 부문의 비중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정치가들이 공적 부채를 줄이는 공식적인 수단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어느 면에서는 진실이다.
바꿔 말하면 정부의 채무 불이행 우려가 높아질 경우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원래 글로벌한 것이 아니다.
몇몇 국가들만 경험하는 현상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우려에 휩싸여 있다.
그리고 많은 주요 자본 시장에 경고음을 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워싱턴만은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라며 평온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정리=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이 글은 투자 컨설팅회사인 웨인라이트의 데이비드 랜슨 사장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Money Meltdown'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전 세계 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물론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의 금리도 마찬가지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만은 기준 금리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미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요지부동이다.
FRB는 인플레이션이 '과도한' 수요와 관련 있는 것으로 믿는 듯하다.
물가 상승률이 이미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주요 정책담당자들이 꿈쩍 않는 것은 이런 믿음 때문이다.
미국 경제의 성장률이 떨어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서서히 줄어들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인플레이션은 왜 한동안 뜸하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걸까.
해답은 역사 속에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물가가 천정부지로 뛰었다.
그 시대를 살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을 생활의 일부로 그냥 받아들였다.
심지어 정상적인 상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인플레이션은 역사적으로 볼 때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리고 물가 상승은 국지적으로 일어날 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지도 않았다.
미국을 예로 들면 1820년부터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인 1913년까지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거의 제로(0)였다.
약 1세기 동안 인플레이션이 없었던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직면한 정부가 재정 지출을 과도하게 늘렸을 때만 발생했다.
전쟁에 패한 나라에서는 어김없이 화폐 가치가 제로에 가까워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른 천문학적인 물가 상승률은 국가 경제를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패전국의 경제는 결국 승전국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났다.
1923년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그랬고 1945년의 일본과 독일도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모든 인플레이션은 전쟁과 관련한 재정 지출이 급증,정부의 통화조절 능력을 초과했을 때 일어났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서는 큰 전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인플레이션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걸까.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등으로 인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정부 부문의 비중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정치가들이 공적 부채를 줄이는 공식적인 수단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어느 면에서는 진실이다.
바꿔 말하면 정부의 채무 불이행 우려가 높아질 경우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원래 글로벌한 것이 아니다.
몇몇 국가들만 경험하는 현상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우려에 휩싸여 있다.
그리고 많은 주요 자본 시장에 경고음을 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워싱턴만은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라며 평온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정리=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이 글은 투자 컨설팅회사인 웨인라이트의 데이비드 랜슨 사장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Money Meltdown'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