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영화의 계절 여름이 시작됐다.

올 극장가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공포 영화들이 줄을 지어 개봉할 예정인 가운데, 특히 여자 배우들의 활약이 눈에 띄는 만큼 ‘호러 퀸’을 차지하기 위한 이들의 경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들은 바로 영화 <두사람이다>의 윤진서 비롯해 <해부학교실>의 한지민, <므이>의 조안 그리고 <기담>의 김보경.

먼저 오는 12일 공포영화의 문을 여는 <해부학 교실>의 한지민은 해부용 시체 카데바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의문의 살인사건 중심에 놓이는 ‘선화’역을 맡았다.

두 번째 영화에서 당당히 주연을 맡은 한지민은 최근 드라마 ‘경성 스캔들’에서도 조선의 마지막 여자 ‘조마자’ 역으로 주연을 꿰차 각기 다른 연기로 호러퀸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이어 17일 개봉 예정인 베트남 초상화의 전설을 바탕으로 한 공포 영화 <므이>의 조안은 <여고괴담 3: 여우계단>으로 스크린에 데뷔해 짧은 분량 출연했던 영화 <소름>까지 포함하면 이번 영화가 벌써 세 번째 공포 영화다.

극중 베트남의 기묘한 초상화 ‘므이’의 전설에 매료돼 직접 베트남으로 가지만 초상화의 진실이 밝혀지며 걷잡을 수 없는 공포의 세계로 빠져드는 소설가 ‘윤희’ 역을 맡아 올 여름 또 다른 공포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8월 1일 개봉 예정인 1942경성 공포극을 표방하는 영화 <기담>의 김보경도 극중에서 일본 동경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지적이고 고혹적인 신여성 여의사 ‘인영’ 역을 맡아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컴백, 호러 퀸에 도전한다.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장준혁 과장의 내연의 연인으로 분해 관심을 모았던 김보경은 자신이 맡은 ‘인영’의 외모부터 꼭 닮아 1940년대를 대표하는 당찬 신여성이자 내면의 불안함을 간직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는 후문이다.

영화 <올드 보이>로 스크린에 데뷔, <바람피기 좋은 날> 등 다양한 영화의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며 자신만의 필모그라피를 만들어 가고 있는 배우 윤진서.

8월 9일 개봉 예정인 공포 스릴러 <두사람이다>에서 윤진서는 직접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며 자신을 조여오는 죽음의 그림자에 맞서는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연기했다.

윤진서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끔찍하고도 슬픈 상황에 놓인 주인공의 복잡한 감정과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에 맞서는 강한 모습까지도 보여줄 예정이다.

유난히도 올 여름 극장가의 여배우들의 연기변신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각각 같은 장르에 각기 다른 캐릭터로 공포 연기에 도전하는 4명의 여배우들이 과연 어떠한 차별성으로 호러 퀸 자리에 오를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