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인 김모군은 이른 나이에 류머티스관절염이 찾아왔다.

약물치료를 받아 염증과 통증은 어느 정도 가라앉았으나 공부에 전념하다보니 팔 관절이 100도 가깝게 굳어버렸다.

웬만한 운동치료나 물리치료로 해결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특단의 방법을 선택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에서 10일간 전신냉동치료를 받은 결과 관절이 약 170도로 펴지는 놀라운 효과를 봤다.

이 치료는 영하 110도의 초저온 상태를 유지한 방에 들어가 30초∼3분간 환부를 노출시켰다가 나오는 간단한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류머티스관절염은 추위에 악화되므로 온찜질이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초저온 상태에 놓였다가 나오면 근육 관절이 이완되고 염증 및 통증이 감소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초저온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완 정도가 훨씬 크고 통증을 전달하는 감각신경이 둔화되기 때문이다.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효소(프로테아제 콜라게나제 등)와 면역물질(사이토카인 등),T임파세포 등의 기능이 초저온 상태에서 억제되는 것도 중요한 치료 메커니즘이다.

이 같은 치료원리는 류머티스관절염에 그치지 않고 다른 질환에도 적용된다.

강직성 피부염,섬유근육통증 증후군,퇴행성 관절염,디스크 통증,근막동통증후군,동결견,아토피성 피부염 등을 개선할 수 있다.

치료 일정은 하루에 2번,10∼15일간이면 충분하다.

비용은 20만원 선.냉동치료실 안에 들어갔다 나온 후에는 물리치료와 운동치료가 이어진다.

양형인 경희대 의대 류머티스내과 교수는 "류머티스관절염 환자는 약물치료로 염증이 현저히 개선돼도 관절이 굳거나 통증이 남아있는 등 뭔가 부족한 점을 느끼게 된다"며 "냉동치료는 약물 사용량을 줄여 장기간 약물치료에 따른 합병증 발생을 줄이고 기존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냉동치료실에 들어갔다 나오면 한동안 나른하지만 이 때문에 피로감이 가시고 불면증도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고혈압 협심증 뇌졸중 말초혈액순환장애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은 이 치료를 받을 수 없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