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4일 외국인들이 더 이상 국내 증시를 이끌지 못하고 추종자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영국의 런던, 에딘버러와 미국의 뉴욕, 보스턴에서 50여명의 외국의 기관 투자가를 만나고 돌아온 한요섭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와 증시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대부분 외국 투자자들의 한국 포트폴리오가 올 상반기 시장 수익률을 하회했는데, 이는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반도체와 은행, 자동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고, 성장주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한국 증시의 주도주들이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 한국 경제와 증시의 변화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조선주의 P/B(주당순자산가치)상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정적으로 생각했고, 중국조선업체의 급성장에 대한 리스크 부각과 향후 추가 주가 상승이 가능한지에 대해 질문을 해왔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은 한국의 소비에 대해서도 잘못 해석했다는 설명이다.

백화점 매출이 지난해 쌍춘년 특수의 영향으로 올해 4~5월에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을 외국인들은 소비둔화로 보고 있었다는 것.

증권주 역시 자본시장 통합법으로 새로운 성장발판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시황산업으로만 생각해 최근 주가 상승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자통법의 수혜를 증권업보다 은행업이 더 크게 입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는 것.

한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이 원화강세와 미국 경기 둔화로 국내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수출지역 다변화와 제품 경쟁력으로 국내 수출증가율이 작년 2월 이후 올 6월까지 17개월 연속 두자릿수를 지속하고 있음을 간과했다고 설명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이유로 올해부터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영향력이 현저히 낮아졌고, 오히려 외국인들이 국내 투자자들의 동향에 관심을 갖고 포트폴리오의 재편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이에 외국인들이 국내투자자들을 따라 성장주 비중 확대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섹터 로테이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조선, 건설, 기계, 증권업종 등의 비중확대 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