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3일 규마 후미오 방위상을 경질,후임에 여성인 고이케 유리코 국가안전보장 담당 총리 보좌관(55)을 내정했다.

고이케 내정자는 효고현 출신으로 카이로대학을 나와 아랍어 통역과 TV 앵커를 거쳐 정계에 진출한 뒤 총무차관과 경제기획청 차관,환경상 등을 역임했다.

그는 미모와 언변을 갖춘 5선 의원으로 정치 감각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2005년 우정 민영화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중의원을 해산했을 당시 지역구를 지방인 효고현에서 도쿄로 옮겨 당선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이케 내정자는 고이즈미 내각에서 중용된 데 이어 작년 9월 출범한 아베 내각에서도 총리 보좌관에 발탁돼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본뜬 '일본판 NSC'를 준비하면서 국방ㆍ외교정책에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고이케 내정자는 4일 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방위상에 공식 취임한다.

이에 앞서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를 당연시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규마 방위상은 이날 오후 아베 총리에게 사의를 표명,수리됐다.

규마 방위상은 야당 측이 일제히 파면을 요구하는 등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오는 29일 참의원 선거에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자 사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최근 "원자폭탄이 나가사키에 투하돼 비참한 상황을 맞았지만 그것으로 전쟁이 끝났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해양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해양상을 신설, 후유시바 데쓰조 국토교통상을 겸임 임명했다.

해양상은 이달 중 발족하는 '종합 해양정책본부(본부장 총리)'의 부본장을 맡아 해양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또 한국과의 독도 분쟁,중국과의 동중국해 분쟁 등 해양 영토 문제에 관한 대책도 맡는다.

해양성 발족을 계기로 독도 및 주변 해역의 경제수역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한국과의 마찰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