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지난해 9월 내놓은 '명품(名品) 여성통장'은 은행 상품으로는 최단 기간인 출시 26일 만에 판매액 1조원을 돌파하는 돌풍을 일으키며 은행권의 대표적인 여성 전용 통장으로 자리잡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한 외국 기관의 설문조사 자료 결과에 주목했다.

미국의 경우 은행계좌 선택에 있어 89%를 여성이 행사한다는 내용이었다.

국내에서도 가계경제의 주도권은 70% 이상을 여성이 쥐고 있어 은행의 입장에서 보면 최대 고객층이란 점에 착안했다.

이에 따라 여성들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한 상품 설계에 착수했다.

국민은행은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주부들을 모아 놓고 네 차례에 걸쳐 심층 좌담을 벌였다.

한 사람이 다른 고객을 데려올 때 덤으로 금리를 주는 '추천금리'와 매월 말 통장에 한 달간의 수입과 지출 잔액 등을 표시해 가계부 대용으로 쓰도록 한 '통장 가계부' 등 이 상품의 히트 비결은 주부들의 머리 속에서 나왔다.

주부들의 요구를 수용한 상품 아이디어는 그대로 적중했다.

6월27일 현재 65만좌에 2조4000억원의 판매 실적을 올리며 금융권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이 상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명품여성종합통장'과 자유롭게 적립이 가능한 정기예금 형태의 '명품여성자유예금'으로 구성돼 있다.

명품여성종합통장은 전자금융과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는 물론 체크카드 발급비 면제,인터넷을 통해 예·부적금 가입시 0.3%포인트 우대금리 지급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여성 고객들이 ATM(자동입출금기) 사용 후 느끼는 소매치기나 강도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해 국내 최초로 'ATM 사용 후 상해보험' 무료 가입 서비스도 제공한다.

명품여성자유예금은 정기예금과 자유적립식 적금의 장점을 한 통장에 결합한 상품으로 최장 5년까지 자동 재예치되는 편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에 여성 특정암 등을 담보하는 보험가입 서비스와 자녀들의 인터넷 교육 및 골프 관련 할인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또 여성들의 자기계발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가입 기간 중에 1개월 이상 외국어나 IT(정보기술) 학원 수강,문화·스포츠센터 수강,봉사활동 참여 고객,자녀가 둘 이상인 고객,60세 이상 직계존속을 봉양하는 고객,국민은행 첫거래 고객 등의 경우에 최고 연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얹어 준다.

특히 여성의 적극적인 정보 교류 특성과 입소문을 활용한 마케팅 기법을 금융 상품에 본격적으로 접목해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입고객이 다른 사람에게 이 상품을 추천해 가입하면 양쪽 모두 연 0.2%포인트까지 소위 추천금리를 준다.

이에 따라 1억원 이상 가입 시 최대 연 5.05%의 금리가 적용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