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인지역 입학처장협의회는 2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재단에서 총회를 열고 교육인적자원부가 제시한 '올해 내신 반영비율과 입시안 조기 제출' 방안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입학처장들은 정부 방침에 대한 대응책도 논의했으나,합의점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는 67개 회원 대학 중 40여개 대학이 참여했으며 고려대,이화여대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정완용 서울·경인 입학처장협의회장(경희대 입학처장)은 "대학마다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내신 반영비율의) 구체적 수치까지는 제시할 수 없었다"면서 "다만 학교가 학생 선발권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에는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입시 요강을 발표한 대학의 경우 입시 혼란을 줄이기 위해 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또 "지난 6월 교육부가 '등급 간 점수 비율 등이 불합리할 땐 제재를 가한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까지가 불합리인지 충분히 설명이 안 됐다"면서 "정부 발표에 불분명한 점이 많은 만큼 협의회 차원에서 공식 질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경인 입학처장 회의에 이어 지방대 입학처장들도 모임을 갖고 저소득층 자녀 11%를 정원 외 모집하도록 한 기회균등할당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편 서울대와 고려대는 2008학년도 입시안을 두고 교수들의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마련했으며,대외적으로 공개할지 여부를 놓고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152개 대학 총장 간담회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긴급 회장단 회의를 소집해 정부의 대입 정책을 비판하는 성명서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는 4일 교수의회를 소집해 교육부가 발표한 입시 방침의 수용 여부를 놓고 심도있는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현재 고려대 교수들 간에는 교육부의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더라도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강경론과 상류 대학의 이기주의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