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인지역 입학처장협의회가 내신 반영비율 등과 관련된 정부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지난달 29일 전국 사립대학 총장들에 이어 대입 실무책임자들인 입학처장들이 '교육인적자원부 정책 수용 불가'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서울♥경인지역 입학처장협의회는 2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재단에서 총회를 열고 "내신실질반영비율 50%와 입시안 조기발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에 합의했다. 정완용 서울♥경인 입학처장협의회장(경희대 입학처장)은 "대학마다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내신 반영비율의) 구체적 수치까지는 제시할 수 없지만 대학 총장들이 협의한 사안에서 크게 벗어나는 의견은 없었다"면서 "입학처장들 사이에서 합의된 내용은 성명서나 의견서 형태로 교육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각 대학 입학처장들 역시 내신 반영비율을 강제하고 있는 정부방침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한양대 차경준 입학처장은 "내신반영 입장은 학교마다 다르기 때문에 학교에 맡겨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재호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다른 학교들의 대응도 참고해 정부 방침에 대처하는 수위를 조절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대와 고려대는 2008학년도 입시안을 두고 교수들의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마련했으며 대외적으로 공개할지 여부를 놓고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152개 대학 총장 간담회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긴급 회장단 회의를 소집해 정부의 대입 정책을 비판하는 성명서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교수협 회장을 맡고 있는 장호완 교수(지구환경과학)는 "대통령과 교육부총리가 대학 총장들을 모아놓고 망신을 준 것은 묵과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교육부가 대학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측은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 초쯤 성명서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는 4일 교수의회를 소집해 교육부가 발표한 입시 방침의 수용 여부를 놓고 심도있는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현재 고려대 교수들 간에는 교육부의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더라도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강경론과 대학의 이기주의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태훈/성선화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