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올 가을 미국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시기는 9월 말 예정된 뉴욕정상회의를 전후한 기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과테말라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중간 경유지인 시애틀에 기착한 노 대통령에게 1일 아침(현지시간,한국시간 1일 밤) 전화를 걸어 금년 가을 미국 방문을 초청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문하고자 한다"며 "관계당국 간 구체적 협의를 하자"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올 가을이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적절한 시기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면서 "6자 회담 상황의 영향을 받겠지만,회담 전망이 낙관적인 만큼 좋은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의 해결과 이로 인해 6자 회담이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을 환영하고,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에 따른 상응조치가 조기에 취해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2·13 합의의 초기이행 과제의 실천에 착수할 경우 대북 에너지 지원 등을 포함,6자가 진행해야 할 의무사항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한·미 양국이 적극 긴밀히 협조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어려운 협상 끝에 서명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FTA가 조속히 비준돼 양 국민이 직접적인 혜택을 누리게 되기를 희망하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양 정상이 한·미 FTA의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가 연내 이뤄지도록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위한 후속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함에 따라 한·미 FTA는 연내 비준동의를 통해 내년부터 발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화에서 부시 대통령은 2014년 한국의 동계 올림픽 유치에 대한 지지의사를 피력했다.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 "과테말라를 방문한다"고 말하자 "IOC총회에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며 평창이 경쟁도시인 러시아 소치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누르고 동계 올림픽 개최를 따내기를 기대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이날 통화는 부시 대통령이 노 대통령이 묵고 있는 쉐라톤 호텔로 전화를 걸어와 오전 6시28분(한국시간 1일 밤 10시28분)부터 13분간 이뤄졌다.

전화통화에는 송민순 외교부 장관,이태식 주미대사가 배석했다.

이날 오전 시애틀을 출발한 노 대통령은 오후 과테말라의 수도 과테말라시티에 도착,IOC 위원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평창 지원활동에 들어갔다.

시애틀=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