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내신대란, 대선주자가 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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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민국 성인들 대부분은 영어를 '5형식'을 통해 배웠다.
'1형식=주어+동사','2형식=주어+동사+보어'하는 식이다.
수학공식처럼 외웠다.
결과는 어떨까.
세계에서 가장 영어 못 하는 나라 중 하나란 소릴 들을 뿐이다.
영어를 '5형식'으로 가르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라고 한다.
실제 미국 사람들에게 '5형식'을 물어보면 거의 '글쎄…'라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텝스(TEPS)라는 시험이 있다.
서울대학교가 개발한 영어능력 평가시험이다.
듣기와 읽기에 중점을 뒀다.
서울대는 한때 텝스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입학시험 때 가산점을 줬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공교육'에서 영어듣기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데 그런 시험을 우대하면 '사교육'열풍이 불 수밖에 없다는 논리에 밀려서다.
그렇다면 학교의 영어교육체계를 문법이 아닌 말하기 듣기 위주로 바꾸면 되지 않을까.
순진한 질문이다.
"수십년을 문법 중심으로 가르쳐온 선생님들과 교과서 참고서업계 등 '영어교육 관련 이해 집단'의 견고한 벽을 뚫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게 텝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대학 가려면 내신(5형식)에 주력하고,영어실력(말하기 듣기)을 쌓으려면 학원이나 해외로 가야 한다.
사교육시장과 해외유학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배경이다.
요즘 대학입시안을 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대학 총장들이 벌이는 싸움도 다르지 않다.
교육의 미래에 대한 논쟁이라기보다는 교육계를 둘러싼 '이해집단'들의 권력놀음일 뿐이다.
참여정부 입장에선 든든한 후원세력인 전교조의 공교육 장악을 위해서라도 '내신'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일류대'란 타이틀을 즐기는 대학들도 마찬가지다.
좋은 학생을 키우기보다는 우수 학생들을 뽑는 데만 주력해온 대학들로선 변별력 없는 내신을 중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이런 권력놀음 어디에도 정작 '학생'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어린 학생들이 공교육이란 굴레에서 얼마나 비효율적인 공부를 하는지,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낭비되는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은 찾아보기 힘들다.
더욱 암담한 것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여야 후보들은 많지만 교육에 관한 분명한 견해를 밝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가장 높은 이명박 캠프의 공식 웹사이트에는 '교육정책'이 아예 빠져 있다.
박근혜 손학규 캠프 사이트에는 교육정책에 관한 별도 페이지가 있지만 그야말로 '공자님'말씀 수준이다.
'내신 논란' 등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현안에는 일언반구 얘기가 없다.
"교육은 정말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잘못 건드리면 본전도 못찾는다"는 속내에서다.
이런 상황이라면 누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경쟁력 있는 교육제도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같은 눈치보기식 땜질처방식 입시제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통령이 되려면 교육에 관한 어떤 질문에도 당당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내신,교원평가,3불정책 등 막힘이 있으면 곤란하다.
그래야 지난 수십년간의 '교육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주 취임일성으로 '교육강국'을 내건 고든 브라운 영국총리는 요즘 선진국 지도자들의 생각이 어디에 있음을 잘 보여준다.
육동인 사회부장
'1형식=주어+동사','2형식=주어+동사+보어'하는 식이다.
수학공식처럼 외웠다.
결과는 어떨까.
세계에서 가장 영어 못 하는 나라 중 하나란 소릴 들을 뿐이다.
영어를 '5형식'으로 가르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라고 한다.
실제 미국 사람들에게 '5형식'을 물어보면 거의 '글쎄…'라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텝스(TEPS)라는 시험이 있다.
서울대학교가 개발한 영어능력 평가시험이다.
듣기와 읽기에 중점을 뒀다.
서울대는 한때 텝스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입학시험 때 가산점을 줬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공교육'에서 영어듣기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데 그런 시험을 우대하면 '사교육'열풍이 불 수밖에 없다는 논리에 밀려서다.
그렇다면 학교의 영어교육체계를 문법이 아닌 말하기 듣기 위주로 바꾸면 되지 않을까.
순진한 질문이다.
"수십년을 문법 중심으로 가르쳐온 선생님들과 교과서 참고서업계 등 '영어교육 관련 이해 집단'의 견고한 벽을 뚫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게 텝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대학 가려면 내신(5형식)에 주력하고,영어실력(말하기 듣기)을 쌓으려면 학원이나 해외로 가야 한다.
사교육시장과 해외유학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배경이다.
요즘 대학입시안을 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대학 총장들이 벌이는 싸움도 다르지 않다.
교육의 미래에 대한 논쟁이라기보다는 교육계를 둘러싼 '이해집단'들의 권력놀음일 뿐이다.
참여정부 입장에선 든든한 후원세력인 전교조의 공교육 장악을 위해서라도 '내신'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일류대'란 타이틀을 즐기는 대학들도 마찬가지다.
좋은 학생을 키우기보다는 우수 학생들을 뽑는 데만 주력해온 대학들로선 변별력 없는 내신을 중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이런 권력놀음 어디에도 정작 '학생'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어린 학생들이 공교육이란 굴레에서 얼마나 비효율적인 공부를 하는지,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낭비되는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은 찾아보기 힘들다.
더욱 암담한 것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여야 후보들은 많지만 교육에 관한 분명한 견해를 밝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가장 높은 이명박 캠프의 공식 웹사이트에는 '교육정책'이 아예 빠져 있다.
박근혜 손학규 캠프 사이트에는 교육정책에 관한 별도 페이지가 있지만 그야말로 '공자님'말씀 수준이다.
'내신 논란' 등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현안에는 일언반구 얘기가 없다.
"교육은 정말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잘못 건드리면 본전도 못찾는다"는 속내에서다.
이런 상황이라면 누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경쟁력 있는 교육제도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같은 눈치보기식 땜질처방식 입시제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통령이 되려면 교육에 관한 어떤 질문에도 당당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내신,교원평가,3불정책 등 막힘이 있으면 곤란하다.
그래야 지난 수십년간의 '교육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주 취임일성으로 '교육강국'을 내건 고든 브라운 영국총리는 요즘 선진국 지도자들의 생각이 어디에 있음을 잘 보여준다.
육동인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