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1억4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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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20대 후반(25∼29세) 여성 70.8%가 미혼이다.
전 같으면 올드미스 소리와 함께 주위의 결혼 독촉에 시달릴 30~34세 미혼여성 또한 29.3%에 이른다(1970년 3.0%).서울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은 만 28.7세. 서울 여성 35%가 결혼은 선택이라고 답했다('통계로 읽어보는 서울여성').
통계수치를 들이댈 것도 없다.
30대 미혼이 하도 많아 스물여덟아홉은 노처녀 축에도 못든다.
왜 이런 걸까.
여성들의 만혼 내지 결혼기피 현상의 이유는 여러 가지다.
마땅한 상대가 없을 수도 있고,사정이 여의치 않거나 결혼으로 인해 포기해야 할지 모르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실제 많은 미혼여성이 결혼하지 않는 게 아니라 못한다고 얘기한다.
백화점 극장 레스토랑 호텔 등 서비스산업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우는 특히 그렇다고 털어놓는다.
결혼금지 조항은 없지만 일의 성격과 근무시간 등 현실적인 여건이 일과 결혼 중 양자택일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업종에서 배부른 여사원을 봤느냐는 하소연이다.
통계청 조사는 이 같은 현실을 뒷받침한다.
2005년 말 현재 서비스산업 종사자 50.9%가 여성이지만 월평균 휴무일이 4~5일인 사업체가 37.2%,휴무일이 없는 업체도 28.5%다.
여성 취업이 늘었다곤 해도 여전히 서비스업 위주인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이 얼마나 만만치 않은가를 보여주는 셈이다.
서비스업이 아닌 업종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1996년 0.7%이던 586개 기업의 과장 이상이 10.2%로 늘었다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미혼이다.
결혼 때문에 여성이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1억4000만원이라는 한국조세연구원의 연구결과 또한 여성이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결혼하려면 결혼 후 소득이 출산과 양육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늘어나고 결혼으로 인한 심리적 손해도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고 결혼하면 회사를 사실상 그만둬야 하거나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한 다른 방법으로 여성의 결혼 및 출산을 유도하는 건 불가능하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전 같으면 올드미스 소리와 함께 주위의 결혼 독촉에 시달릴 30~34세 미혼여성 또한 29.3%에 이른다(1970년 3.0%).서울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은 만 28.7세. 서울 여성 35%가 결혼은 선택이라고 답했다('통계로 읽어보는 서울여성').
통계수치를 들이댈 것도 없다.
30대 미혼이 하도 많아 스물여덟아홉은 노처녀 축에도 못든다.
왜 이런 걸까.
여성들의 만혼 내지 결혼기피 현상의 이유는 여러 가지다.
마땅한 상대가 없을 수도 있고,사정이 여의치 않거나 결혼으로 인해 포기해야 할지 모르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실제 많은 미혼여성이 결혼하지 않는 게 아니라 못한다고 얘기한다.
백화점 극장 레스토랑 호텔 등 서비스산업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우는 특히 그렇다고 털어놓는다.
결혼금지 조항은 없지만 일의 성격과 근무시간 등 현실적인 여건이 일과 결혼 중 양자택일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업종에서 배부른 여사원을 봤느냐는 하소연이다.
통계청 조사는 이 같은 현실을 뒷받침한다.
2005년 말 현재 서비스산업 종사자 50.9%가 여성이지만 월평균 휴무일이 4~5일인 사업체가 37.2%,휴무일이 없는 업체도 28.5%다.
여성 취업이 늘었다곤 해도 여전히 서비스업 위주인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이 얼마나 만만치 않은가를 보여주는 셈이다.
서비스업이 아닌 업종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1996년 0.7%이던 586개 기업의 과장 이상이 10.2%로 늘었다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미혼이다.
결혼 때문에 여성이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1억4000만원이라는 한국조세연구원의 연구결과 또한 여성이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결혼하려면 결혼 후 소득이 출산과 양육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늘어나고 결혼으로 인한 심리적 손해도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고 결혼하면 회사를 사실상 그만둬야 하거나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한 다른 방법으로 여성의 결혼 및 출산을 유도하는 건 불가능하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