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미국 판매법인에 근무하는 이미희 과장(31). 회사 설립 이래 최초이자 유일한 해외 여성 주재원이다.
고려대 재료금속공학부와 광주과학기술원을 나온 그는 2002년 삼성전기에 입사,3년간 업무를 익힌 뒤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있는 현지 판매법인으로 옮겼다.
하는 일은 휴대폰 TV MP3플레이어 등 모든 전자제품에 쓰이는 범용 부품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를 파는 것.개당 100원 미만인 조그만 부품을 들고 고객사를 찾아다니면서 기술 상담도 해 주고 판매 계약을 맺는 이른바 '세일즈 엔지니어'다.
그가 남성들도 하기 힘들다는 '영업직'을 선택한 것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일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과장은 여성의 섬세함을 통해 고객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고객들이 원하는 니즈(needs)와 애로 사항을 잘 듣고 삼성전기 제품의 우수성을 차분하게 설득하기 시작했다.
한국에 잠깐 들어오거나 미국 이외 나라로 출장을 다녀올 때마다 조그만 선물을 사서 고객들에게 나눠 줬다.
일종의 '정(情)' 마케팅인 셈이다.
현재 이 과장이 한 달에 파는 부품 개수는 무려 50억개.2년간 약 1000억개가량을 팔았다.
특히 애플컴퓨터에 대량 공급하는 계약을 따내면서 지난해에만 매출을 300만달러나 늘렸다.
"앞으로 삼성 내에서 기술 영업의 일인자가 되고 싶어요."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