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주식과 부동산 가격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6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3월 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으로 리츠(부동산투자신탁)지수와 주가지수가 동반 폭락하는 등 올해 초 주식과 부동산 가격은 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4월 이후 미국 주가지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반면 리츠지수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면서 5월 중순 이후 리츠지수는 폭락세를 보였지만 주가는 점진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에서도 4월 이후 주가가 급격히 상승했지만 부동산 가격은 올초부터 횡보하고 있다.

이처럼 주식과 부동산 가격 간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금리가 상승하면서 자산별 가격 차별화 현상이 심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의 경우 최근 수년간 강세를 보이면서 상승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주식에 대한 상대적 매력도가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과 부동산의 디커플링 현상은 자산 가격 차별화의 초기 국면으로 해석된다"며 "금리가 상승할수록 선호하는 자산과 그렇지 않은 자산 간 차별화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우리나라에서도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2배 수준이지만 임대수입 등을 기초로 서울지역 아파트의 PER를 계산해보면 약 22배나 되기 때문에 주식이 상대적으로 싸다"며 "성장의 시대에 부동산보다는 주식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최근 리츠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것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