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자동화기기(ATM·CD) 가운데 국제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 예금 인출이나 현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글로벌 자동화기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자동화기기가 부족해 여행 및 출장 목적으로 입국한 외국인들이 자국에서 발급받은 카드로는 국내에서 현금을 제때 찾기 어렵다는 얘기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은행과 농협중앙회 등 6개 은행의 자동화기기 3만6587대 중 글로벌 자동화기기는 1948대(5.3%)에 불과하다.

특히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의 글로벌 자동화기기 보급률은 평균 1.9%에 그쳤다.

글로벌 자동화기기에서는 비자와 마스터,JCB 등과 제휴한 국제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세계 어디에서라도 계좌 잔액 내에서 현금을 인출하거나 잔액이 부족하면 현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영호 국민은행 채널기획부 차장은 "외국인들은 국내인들에 비해 은행이나 카드사로부터 카드를 발급받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본인들도 자국 은행과 계속 거래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최근 들어 영어강사를 비롯해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지점 1개당 한 개 이상의 글로벌 자동화기기를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은행들은 이 서비스 확대에 대해 시큰둥한 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현금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외국인들은 현금 대신 신용카드를 주로 사용해 글로벌 자동화기기 이용률이 저조하다"며 "외국인 이용 빈도가 높은 곳 위주로 글로벌 자동화기기를 선별적으로 설치하다 보니 보급률 자체는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