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시큐리티,엔키아,시큐브,소만사…. 이들 네 업체는 광주 제2 정부통합전산센터에 보안 시스템 등을 내년 2월까지 독자적으로 공급한다.

정보통신부가 소프트웨어 분리발주제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독자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이들은 시스템통합(SI) 업체를 거치지 않고 특정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한다.

정통부가 소프트웨어 분리발주제를 도입한 것은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들이 SI업체에 지나치게 종속되면 산업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보화 프로젝트에서는 SI업체가 사업을 수주한 뒤 부문별로 전문업체들에 맡긴다.

건설공사를 따낸 원청 사업자가 중소 건설업체들에 하청을 맡기는 식이다.

이 같은 일괄발주의 문제점은 약자인 중소 전문업체들이 SI업체와의 사업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원가를 밑도는 가격에 하청을 떠맡을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이 경우 자칫 프로젝트가 부실해지고 전문업체의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분리발주제를 도입했고 제2정부통합전산센터에 처음 적용했다.

이번에 선정된 4개 업체는 각자의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전문업체이다.

분리발주 첫 대상자로 선정됨으로써 다시한번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들은 이제 제2정부통합전산센터에 들어가는 특정 시스템을 직접 공급한다.

SI업체의 지시를 받을 필요가 없다.

원청인 만큼 이익도 많이 난다.

이들은 도대체 어떤 기업인가.

이글루시큐리티(대표 이득춘)는 통합보안관리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이다.

지난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마의 벽'으로 불리는 매출 100억원 선을 돌파했다.

제2정부통합전산센터에는 '스파이더-TM'이란 제품을 29억원에 공급한다.

네트워크상의 유해 트래픽이나 해킹 등을 감지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다.

엔키아(대표 이선우)는 제2정부통합전산센터에 네트워크,데이터베이스,각종 시스템,스토리지 등을 부드럽게 연결해주는 통합관제 소프트웨어(EMS)를 공급한다.

수주금액은 40억원.4개 업체 중 가장 많다.

40억원이면 이 회사 지난해 매출(60억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큰 돈이다.

창사 후 최대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시큐브(대표 홍기융)는 서버 보안 전문업체로 '티오에스(TOS)'란 소프트웨어를 8억원에 공급한다.

이 소프트웨어는 운영체제(OS) 서버에 설치돼 방화벽,침입방지시스템(IPS) 등을 뚫고 들어오는 신종 해킹을 저지하는 역할을 한다.

시큐브는 이 기술에 관해 국내 최초로 특허를 등록했고 미국 호주 등지에서도 특허를 받았다.

소만사(대표 김대환)는 데이터베이스(DB) 보안 솔루션 '디비아이(DB-i)'를 공급한다.

이 솔루션은 누가 언제 어떤 경로로 DB에 접근했는지 기록하고 해킹을 막아준다.

소만사는 DB가 어느 회사 제품이든 관계 없이 통합보안을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다.

회사명 소만사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들'의 줄임말이다.

김대환 사장은 "10년 숙원인 분리발주의 첫 대상자로 선정돼 들뜬 마음과 두려운 마음이 교차한다"며 "분리발주제가 공공기관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프로젝트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