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응도 어려워졌다.

고점권에서 지수 변동성이 커질 경우 경계해야 할 점은 성급하게 시황관을 바꾸는 일이다.

주가가 꾸준히 상승할 때는 국내 증시 레벨업에 대한 확신이 있다가도 낙폭이 좀 커진다 싶으면 수익 확보에 급급해 매도세로 전환해 버리는 식이다.

강세장에 동참하지 못해 조정을 바랐던 투자자의 경우에도 막상 주가 조정시 매수 전략을 펼치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지금은 이런 고민들이 교차하는 시점이다.

최근 몇 개월간의 강세장이 재연되기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장의 큰 방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한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과 기관의 시장 주도력 강화,그리고 기업들의 수익 회복세와 같은 펀더멘털이 좋기 때문이다.

우선 신용융자 잔액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개인들이 급증했다는 의미다.

신용투자 자체는 좋은 취지의 제도임에 분명하나 과도한 수준의 레버리지 투자는 좋을 것이 없다.

다행히 각 증권사별로 신용거래 한도를 정비하고 있고,주가 폭락세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큰 걱정은 아니다.

두 번째 요인은 외국인 매도세다.

6월 한 달에만 3조1000억원어치를 팔았다.

다행히 기관과 개인 수급이 양호해 외국인 매도가 추세를 훼손시키고 있지는 않지만 심리적 부담은 된다.

세 번째 요인은 해외발 거시변수다.

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데다 미국 주택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

모기지가 일반화된 미국에서 부동산 경기 급락이 미국 가계 부실과 소비 둔화로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잘 나가던 미국 증시가 최근 주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역으로 보면 부동산 경기 부진세가 지속될 경우 최근의 글로벌 긴축 기조도 상당부분 약해질 여지가 있는 만큼 부동산 시장 부진세가 주식시장에 무조건 부정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맥락에서 보면 증시 흐름 자체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경기 침체나 기업 이익 축소와 같은 펀더멘털 악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고점 부근에서의 변동성은 시장에 발을 들여놓을 적절한 기회일 수 있다.

경험적인 해석이긴 하지만 강세장에서의 조정은 생각보다 짧게 마련이다.

지나치게 보수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볼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