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둑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아이들은 두리번두리번 몸을 피할 곳을 찾는다. 마침 한 아이가 우산을 펴자 꼬마들이 모여든다. 우산 주인의 허락이 없어도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작은 동아리를 만든다.

우산 밖으로 나온 팔을 적시는 빗방울이 간지럽지만 좁은 공간에 모여 몸을 부비는 것이 마냥 즐겁다. 야외 학습보다 바닥에 튀는 물방울을 바라보는 게 더 재미있다.

건물 안으로 모이라는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은 걸어가기 시작한다. 한 우산 아래서 여럿이 움직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발걸음을 맞춰 가며 이동한다.

짧은 시간 동안 아이들은 내 우산을 남들과 나누는 일이 즐겁다는 걸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