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진출한 재미 한인기업이 인수합병(M&A)을 통해 미 증권시장에 우회 상장한 첫 사례가 나왔다.

한국 출신 엔지니어들이 지난 1989년 미국에서 설립한 VOIP(인터넷전화) 전문기업 버짓텔레콤(www.budget2call.com, 대표 제프 선)은 지난 15일 美 증권시장에 등록되어 있는 시나바 엔터프라이즈(Cinnabar Enterprises)사의 지분 49%를 인수하고 미연방증권거래감독원(SEC)에 최대주주 변경신고를 했다고 21일 밝혔다.

과거 한국기업들이 해외주식예탁증서(DR)를 활용해 미국 증권시장에 등록한 사례는 몇 번 있었으나, 한국 기업인들이 미국에서 설립해 성장한 한인 기업이 미국상장회사를 M&A해 우회 상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시나바는 버짓텔레콤 M&A 후 회사명을 올 라인(All Line: www.allline.com)으로 변경했다.

올 라인은 국제전화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VOIP 단말기와 차세대 화상전화(Video Phone) 사업과 관련 브라질, 베트남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올 라인은 멕시코 등 남미의 VOIP 기업 통신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미국 서부에서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회계연도에 1500만 달러(한화 135억원)의 매출을 냈다는 설명.

이번 올 라인의 우회상장을 주관한 경영컨설팅회사 BMFS(대표 토마스 김)은 현재 여성전문 패션업체 ACG Inc.(대표 제임스 방) 등 한인이 설립한 여러 미국 기업들의 우회상장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 라인이 상장된 미국 주식시장은 OTC다.

미국 증권시장은 상장기업의 규모, 산업, 성격, 요건 등에 따라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NASDAQ), 나스닥 스몰캡(NASDAQ Small Cap), AMEX, OTC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AMEX와 OTC시장은 중견기업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