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출신 가구 디자이너 샤를로트 페리앙(1903~1999년)의 작품전이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페리앙은 20세기 초 남성 위주였던 가구 디자인 업계에서 고정관념과 성·계급 차별에 저항하며 '생활의 예술(l'art de vivre)'이라는 실용적인 디자인 철학을 실천한 여성작가.

장 프루베나 르 코르뷔지에 등의 조력자로 일했지만 만년에 접어 들면서 독자적인 세계를 인정받았다.

국내 첫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는 2005년 코르뷔지에 전시에 함께 소개됐던 1930~1960년대 작품 40여점을 만날 수 있다.

테두리를 완만하게 깎은 나무상판에 다리 넷이 편안하게 달린 탁자를 비롯해 시멘트로 받침대를 만든 미니멀 소파,대학 기숙사에서 사용됐던 멋스러운 침대,기하학적인 구조와 색면이 배치된 철제 책장 등 가구 디자인에서 모더니즘을 주도했던 페리앙의 작품 세계를 잘 보여준다.

그는 나무 이외에 철,알루미늄,유리 등을 접목시키기도 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현숙 국제갤러리 대표는 "페리앙은 1985년 파리 장식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1998년 런던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 전시,2005년 퐁피두센터 회고전 등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30일까지.

(02)735-8449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