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양자→6자회담→힐 방북→6자 외무회담'
한.미, 한달내 초기조치 이행 완료 추진

북핵 6자회담의 진전을 가로막아온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14일 해결의 길로 들어섬에 따라 6자회담 복원 등이 국제 외교가의 관심사로 대두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미국 등은 BDA 사태로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2.13합의 이행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놓은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호응 여부가 주목된다.

11일부터 방미 행보를 이어온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BDA 해결 이후의 `이행계획'을 만드는데 주력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한.미 양국은 2.13합의에 규정된 이른바 핵폐기 1단계에 해당되는 영변 핵시설 가동중단과 폐쇄 조치를 BDA 해결 이후 한달내 완료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핵폐기 2단계인 핵 불능화를 현실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BDA 송금절차가 마무리되면 북한은 그동안 약속해온 대로 즉각 영변 핵시설 가동중단과 함께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을 초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북한과 IAEA 협의하에 핵시설 폐쇄조치에 착수하며 IAEA 감시단 입북에 맞춰 한국 정부는 중유 5만t을 제공하게 된다.

2.13 합의 초기조치가 이행되는 동안 북.미는 베이징 또는 몽골 등에서 양자회담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힐 차관보는 15일부터 18일까지 몽골을 방문할 예정이다.

북.미 양자회담에 이어 차기 6자회담은 이달 말께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6자회담에서는 핵 불능화와 이에 따라 대북 에너지 지원, 북.미 관계정상화 방안 등 현안에 대한 협의가 집중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측은 6자회담 직후 힐 차관보가 방북해 영변 핵시설의 폐쇄 현황을 시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해진 수순에 따라 일이 진행될 경우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박의춘 북한 외상 등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 외교장관들이 참여하는 고위급 회담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자리에서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안보 현안이 폭넓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소식통은 "BDA 문제로 100일 가까운 시간을 보낸 것은 향후 2.13 합의 이행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는데 좋은 교훈이 될 것"이라면서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한 이행계획 마련에 6자회담 참가국들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6자 외무장관 회담이 열리고 한국전쟁 교전 당사국인 남북한과 미국, 중국의 외무장관간 4자회동이 성사되면 이는 곧 북핵 폐기 문제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큰 이벤트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외교가는 전망하고 있다.

4자회담은 장관급을 넘어 최고수뇌부 수준으로 격상될 가능성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역사적 의미를 지닐 것으로 평가된다.

한반도 내부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의 현실화도 예상할 수 있다.

이런 일련의 흐름은 한반도에 본격적으로 평화체제 구축노력이 전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예측을 불허하는 북한이 향후 핵폐기 과정에서 의외의 요구를 제기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2.13합의를 넘어 궁극적인 북한 핵폐기를 유도할 수 있는 전략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