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추종자(fast follower)보다는 선발자(first mover)로서 함께 경쟁하는 것이 좋다."

삼성전자와 소니의 LCD패널 합작사인 S-LCD 장원기 대표(부사장)는 최근 기자와 만나 "경쟁사인 LG필립스LCD가 5.5세대 투자를 뛰어넘어 차세대 라인에 투자키로 한 것은 잘된 결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장 부사장은 "5세대 제품의 경우 삼성을 비롯한 LPL의 경쟁사들이 이미 감가상각을 모두 끝낸 상태여서 지금 투자해도 경쟁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10년간 한국 LCD 산업이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건 삼성과 LG가 서로 경쟁하며 시장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라며 "LG필립스LCD가 미래를 내다보며 내린 이번 투자 결정을 계기로 다시 선발자로서 함께 경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LG필립스LCD는 8세대 대신 당장 수익성이 좋은 5.5세대(노트북PC 및 모니터용)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가 최근 다시 차세대(8세대 이상) 패널로 투자 계획을 선회한 바 있다.

한편 오는 8월 S-LCD의 8세대(50인치대 TV용) 패널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는 장 부사장은 "양산 준비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고,시험 생산을 해본 결과 수율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며 "석 달 만에 흑자를 달성한 7세대 라인처럼 8세대도 빠른 시간 안에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