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개월 수출 물량 작년 초과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폐지의 대중국 수출은 13만9000t으로 이미 지난 한 해 수출물량 9만63t을 훨씬 넘어섰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중국 수출 폐지의 값이 현재 국내 거래 시세보다 높아 수출량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전체 수출량이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늘어난 41만7000t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대중국 폐지 수출급증은 이 나라가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박스 등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골판지 제조공장을 잇달아 신·증설하고 원자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특히 폐지 회수률이 30%대로 극히 낮아 자체적으로 원자재를 맞출 수 없어 외국으로 부터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실정이다. 중국의 폐지 수입량은 2005년 1700만t에서 지난해 1960만t으로 15% 증가했고 올해는 2200만t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은 무엇보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폐지 회수률이 75%로 매우 높은 한국을 집중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올 들어 양을 더 늘리고 있다는 게 국내 제지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골판지 업계에 직격탄
중국은 한국에서 폐지를 수입해 가며 t당 11만원(운송료 등 포함시 16만원)에 사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국내 거래 가격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이 같은 중국 수출물량 급증에 따라 국내에서 물량 부족 현상을 초래하며 폐지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 국내 폐지가격은 올해 1월 t당 8만5000원에 머물렀으나 2월에 9만4000원으로 오른 데 이어 지난달에는 10만원을 넘어서는 등 지속적인 상승 추세다.
이에 따라 폐지를 원자재의 95%가량으로 이용하고 있는 국내 골판지업체들이 최근 심각한 원자재 구득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현재 대부분 폐지의 재고 물량을 2~3일치 밖에 확보하지 못하는 형편이고 일부업체의 경우 공장 가동마저도 위협받고 있다.
최근 골판지 제조공장을 증설한 신대양제지의 관계자는 "월 9만t의 폐지가 필요하지만 현재 7만5000t밖에 확보하지 못해 한 달에 3~4일은 공장가동을 중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폐지는 재활용 자원이므로 국내 재활용산업 육성 차원에서라도 정부의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