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중견건설사들의 부도설이 나돈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오늘 한 중견건설업체의 부도위기 소식으로 이같은 우려감이 현실화되는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문제는 특정업체의 부도가 아닌 중소건설사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도 있다는 점입니다. 최서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전라북도 전주시에 위치한 주택전문업체 (주)신일. 이 회사는 TV광고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며 90년대 후반엔 수도권까지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잇달은 정부규제로 지방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자금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꾸준히 부도설이 나돌던 이 회사는 결국 오늘 최종 부도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신한은행 전주지점에서 운전자금대출로 빌린 40억원 가량의 어음을 포함해 모두 300억원에 가까운 어음을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밖에 주택보증보험공사의 보증을 통해 추가로 대출받은 금액이 은행별로 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회사측 관계자는 "자금 압박으로 최종 부도가 났지만, 법적인 보호책이 마련돼 있어 계약자나 입주민들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4천억원의 공사물량를 수주하면서 업계 순위 57위로 성장하던 이 회사의 자금부족원인은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는 지방시장 침체로 인한 미분양 증가가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이 회사의 경우 대구지역에 분양한 6개 사업장이 저조한 분양률을 보인데 이어 최근 진행한 천안의 3개 단지에서도 분양이 실패하면서 자금난이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비단 이 회사만의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방 미분양 급증으로 지방건설업체들의 유동성이 취약하다. 이번 일이 부도 도미노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방의 경우 금년 9월부터 시작되는 분양가상한제나 정부의 규제가 유지될 경우 지방주택시장의 회복은 당분간 힘들 것이다. 이에 따라 지방주택업체들의 부도 도미노는 이제 시작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달 현재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5만가구를 넘어서면서 최고치를 기록중입니다. 대부분의 미분양 물량은 지방시장에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북과 대구, 충남 등 에선 지난 한달 동안에만 미분양 주택이 1천 가구씩 늘어나면서 심각한 미분양 누적 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사업을 무한정 연기할 수도 없는 상태입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시작되는 9월 이후엔 사업성이 더욱 악화되기 때문입니다. 사업장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끌어다 쓴 대부분의 중견건설사는 팔리지 않은 집이 늘어갈수록 금융부담 역시 산더미처럼 커져 결국 부도에 이를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처한 상태입니다. 신일의 이번 부도 소식으로 건설회사들에 대한 금융권의 자금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향후 중소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감도 커질 전망입니다. WOWTV-NEWS 최서우입니다. 최서우기자 s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