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전격적으로 신규 펀드 판매 수수료를 10% 인하했다.

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판매 수수료 인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펀드 판매사의 보수가 지나치게 높아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수료가 매우 저렴한 온라인 전용 펀드들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어 펀드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14일부터 판매하는 신규 펀드에 대한 판매 보수를 10% 일괄 인하한다고 13일 밝혔다.

또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3년 이상 투자시에는 10%를 추가로 내려 현재 수수료보다 19% 낮춰주고,5년 이상 투자시에는 10%를 더 내려 총 28%까지 인하키로 했다.

인하 대상 펀드는 주식형 혼합형 채권형 등 국민은행이 새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이다.

펀드 수수료에는 △판매 △운용 △수탁 △기타 수수료 등이 포함되는데,이번 인하 조치는 판매 수수료에만 적용된다.

또 기존 펀드와 외국법에 근거해 만들어진 해외펀드(역외펀드),보수 수준이 낮은 MMF(머니마켓펀드)와 퇴직연금펀드는 제외된다.

3년 이상 장기 투자 고객에 대한 추가 수수료 인하의 경우 중도에 인출한 적이 있는 펀드 계좌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달수 국민은행 부행장은 "기존 펀드에 대한 수수료 인하도 심도있게 검토했지만 각 투신운용사와 판매사 등 이해 관계자가 많고 관리상 어려움으로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다만 다른 은행에서 팔았지만 국민은행에서 팔지 않았던 펀드를 새로 판매할 경우 운용사와 협의가 이뤄지면 수수료를 낮출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총 보수가 투자금의 평균 2.2%이며 이 가운데 판매사가 가져가는 비중(판매보수)은 전체의 60~70% 이상이다.

판매 이후에는 관리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 데도 매년 높은 보수를 판매사가 가져가 은행들이 펀드 판매로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번 국민은행 조치로 1000만원을 주식형펀드에 투자한 고객들은 수수료가 연간 평균 14만5000원에서 13만500원으로 1만4500원 정도 절감할 수 있다"며 "큰 폭의 인하라고 보긴 어렵지만 경쟁적으로 판매 수수료가 낮아질 경우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펀드 수수료를 인하하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판매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국내 주식형펀드 판매의 70%를 담당하는 은행들이 잇따라 수수료를 내릴 경우 증권사도 유사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키움증권은 오프라인 판매에 비해 수수료를 대폭 낮춘 다양한 펀드를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메리츠증권 등도 수수료가 싼 온라인 전용 펀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외부 용역 결과를 토대로 불합리한 펀드 수수료 체계를 조정할 계획이어서 업계의 자발적 수수료 인하와 맞물려 앞으로 보수 체계에 상당한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신상근 펀드애널리스트는 "외국의 경우 수수료가 0.5~1%인 경우가 많고 선취수수료만 내고 이후에는 내지 않는 펀드들도 있다"며 "인덱스펀드는 수수료가 낮은 상품을 고르는 게 좋지만 변동성이 큰 주식형펀드는 기대수익률을 우선 고려한 이후 수수료를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유병연/김남국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