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정끝별씨(46)의 여행산문집 '그리운 건 언제나 문득 온다'(이레출판사)가 나왔다.

그는 10년 된 낡은 자동차 '장마 타이어'를 끌고 '긴 봄날도 간다'는 춘장대(春長臺)에서 6000만년을 살고 있는 반구대암각화의 고래들까지 시인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다닌다.

경주 황룡사에서는 장석남 시인의 '경주 황룡사터 생각'을 읊고,화암사에서는 안도현 시인의 '화암사,내 사랑'을 생각한다.

그렇게 탄생한 글들은 또 하나의 산문시와 같다.

그는 춘장대에서 만난 할머니의 "교회 믿고 축복 받고 천당 가아"라는 말을 "봄날 믿고 사랑 받고 한꽃 피워"로 '대번'에 알아 듣는다.

어쩔 수 없는 시인이고 문학평론가다.

그는 시인들의 시선을 따라가다 숨겨진 여행지의 매력을 발견하기도 한다.

"저 동백나무가 지금은 사라져버린 오래된 해우소를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오래된 해우소 나무 쪽 창 안을 기웃거리다 제 쪽을 기웃거리던 한 시인의 눈빛과 마주쳤던 '화들짝' 기억을 간직하고 있을 겁니다."('땅끝 절집 미황사를 물들이는 황금빛' 중)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