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라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과다한 차입에 의존해 이뤄지는 기업 인수·합병(M&A)이 파국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토 총재는 지난 8일 독일 발트해 연안 휴양도시 하일리겐담에서 폐막된 선진 8개국(G8) 연례 정상회담 참석 중 기자들과 만나 "M&A 열풍이 자기 만족적인 성격을 띨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과다한 차입에 의존해 이뤄지는 M&A가 눈물을 유발하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M&A 붐은 금리 인상,자본비용 인상 등을 유발해 금융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전세계 경제전망은 좋지만 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대형 M&A가 미래에 문제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면서 "특히 차입매수로 인한 M&A는 지속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M&A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라토 총재가 차입을 통한 M&A에 대해 이같이 경고하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최근 글로벌 금리가 상승 추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상승은 빚을 동원한 M&A 비용을 가중시킨다. 라토 총재는 "금리상승 추세에선 빚 부담을 지속적으로 떠안기 어렵다.

이미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고,자칫하면 지난 봄 터졌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파동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뉴욕 소재 전문분석기관인 딜로직은 11일 금리가 상승세로 반전됨에 따라 M&A 위축세가 완연해 6월 첫째주의 M&A 규모가 750억달러가량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 4∼5월의 경우 주간 M&A 규모는 적게는 1000억달러에서 많게는 2850억달러에 달했다.

작년에는 활발한 차입으로 M&A가 활기를 띠면서 그 규모가 4조달러를 넘었다.

신동열 기자 kildongh@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