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분야 세계 5위권 목표… 태양광 발전도 진출

쿠바가 올 1월부터 새롭게 발행하고 있는 10페소(한화 약 1만원)짜리 지폐 뒷면에는 '에너지 혁명(Revolution Energetica)'이라는 문구와 함께 현대중공업이 지난해부터 이 나라에 수출하고 있는 이동식 발전설비(PPS) 1세트가 그려져 있다.

이 설비는 디젤 엔진 등 발전기 구동에 필요한 설비들을 컨테이너에 담은 소규모 패키지형 발전소로 현대중공업이 모두 7억2000만달러에 쿠바 전역 41곳에 모두 544기를 설치 중에 있다.

PPS는 현대중공업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 가운데 하나다.

이 회사는 기존 조선업에서 축적된 기반 기술을 활용해 PPS를 비롯 산업용 로봇,전기 설비,철도차량 부품,태양광 발전,친환경 하이브리드 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산업용 로봇은 현대중공업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순수 독자 기술로 생산하는 제품이다.

1986년 첫 생산 이래 지금까지 약 1000대의 산업용 로봇을 생산했으며 국내 시장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 3월 일본과 유럽 등 세계 유수의 로봇업체들과 치열한 공개 입찰 경쟁 끝에 현대자동차 체코 공장 및 베이징 공장에서 각각 287대와 272대 등 총 559대의 로봇 및 주변 시스템을 일괄도급 방식으로 수주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로봇 분야 세계 5위권을 목표로 연구와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사상 최대인 1800대의 산업용 로봇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종 전기 제품도 주요 신사업 가운데 하나다.

배전반,변압기,회전기,차단기 등을 생산해 국내 시장의 30%를 공급하고 있으며 중국에 공장을 설립,동남아 미국 캐나다 등 전 세계 4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또 2004년 개통한 고속철도 경부선에 추진제어장치,보조전원장치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등 철도차량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광주지하철 개발을 통해 전동차 국산화를 실현했고 한국형 고속철 G7사업에도 참여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고속철 독자 모델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

향후 전라선(여수~익산)에 투입될 KTX-II에도 전력변환 장치 등 300억원 상당의 주요 전장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태양광 발전, 디지털 전력변환, 전기자동차 전장품 등 미래형 사업에 진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에노바(ENOVA)사와 공동으로 신기술연구센터(ITC)를 설립 운영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2005년 울산에 연간 15만장(30MW급)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 공장을 설립해 제품을 생산해 오고 있으며 올 1월에는 충청북도와 투자협약식을 맺고 충북 음성군 소이공업단지 내에 30MW급 태양광 발전설비 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이 공장은 약 2300평 규모로 오는 9월부터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게 되며 내년 2월부터는 태양광 발전설비의 핵심 부품인 솔라셀(태양전지)을 생산할 계획이다.

대우버스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친환경 하이브리드 버스의 제작 및 시운전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지난 4월 초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모터쇼에도 소개돼 많은 관심을 끌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