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과 외국인 매물이 대거 출회되면서 코스피는 이틀째 조정이 이어졌다. 개미군단이 온몸으로 방어를 시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코스피지수는 11일 지난 8일보다 10.72포인트(-0.61%) 하락한 1716.56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 주말 미국증시의 큰 폭 반등에 힘입어 1740P가 넘는 갭상승으로 출발했지만, 장 초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1710P아래까지 밀렸다.

개인이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을 매수했지만 장중 외국인이 매도 우위로 전환한 데다 기관도 대거 팔자에 나서면서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특히 외국인은 장 마감을 앞두고 대거 매물을 쏟아내 최근 나흘 동안 1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날 1320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기관은 사흘만에 매도로 전환하면서 1149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거래 모두 매물이 출회되면서 4000억원 이상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아내며 1700여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올해 상승세를 이끌었던 조선, 기계 업종이 하락하면서, 급격한 상승에 따른 부담감을 보여줬다.

특히 기계업종지수는 6% 급락했으며 건설업종도 4.26% 하락했다. 증권주도 4% 넘게 내렸다.

그러나 의료정밀은 4.43% 상승했으며 전기전자도 기관이 2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면서 1%대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반도체 업종이 1%가 넘게 상승하면서 전 세계적인 IT 상승 국면에 동참했다.

현대차도 닷새연속 상승하면서 장중 1.53% 오른 7만2900원에 장을 마쳤다.

넥센타이어는 실적 대비 저평가 인식 확산으로 사흘 연속 급등세를 이어갔다.

신성이엔지는 업황개선 기대감으로 사흘째 강세를 보였으며 한화석화는 외국계 매기집중으로 5% 대의 견조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성원건설 등 중소형 건설주들이 차익실현 움직임으로 대거 하한가를 기록했으며 GS는 외국계 매도세로 5.56% 하락했다.

코스닥도 이틀 연속 조정을 받았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94포인트(-0.25%) 하락한 758.69포인트로 마감했다.

해외 증시의 강세 영향과 IT관련주의 선전 속에 장중 5년만에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지만, 코스피 지수를 따라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메가스터디가 밸류에이션과 어닝 리스크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 혹평 속에 9.50% 급락하며 장을 마쳤고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태웅도 10.70% 급락했다.

장중 7만대 중반까지 급등했던 서울반도체는 장중 하락 반전 3.33% 내렸고, 아시아나항공에 시가총액 4위 자리를 다시 내줬다.

유가증권 시장의 대형IT주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네패스가 상한가를 기록하고 이오테크닉스가 13.22% 급등했으며 우리이티아이도 10% 이상 올랐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크다는 증권사의 호평이 있었던 GS홈쇼핑CJ인터넷, 유니슨 등이 3~10% 상승했다.

주성엔지는 전방산업 호전 기대감으로 8.30% 급등했으며 코닉시스템은 외국계 매수세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신증권은 "국내 증시의 경우 올해 계속된 가파른 주가 상승으로 이익 실현 욕구가 어느정도 생겨난 상태"라며 "글로벌 긴축우려는 이러한 이익 실현 욕구를 강하게 자극할 것이므로 단기조정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소외돼 왔던 전기전자, 금융, 자동차등의 시가총액 비중이 큰 업종의 순환 상승에 힘입어 지수 조정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여전히 기계, 해운, 항공, 증권주는 이익 모멘텀에 기반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이 있으며,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화학, 정유업종,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는 LCD 업종 역시 유망하다고 지적했다.

부국증권은 "12일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발표와 함께 추가 긴축 여부와 14일 트리플 위칭데이 도래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