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고장 주원인"주장...관련업계와 마찰 커질듯

휴렛팩커드(HP)가 리필(재생) 잉크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재생 잉크가 프린터 고장의 원인이 되고 결국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져 프린터업체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리필 잉크를 파는 국내 업체와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최대 프린터업체 HP는 지난 9일 부산에서 '프린터 및 소모품 전략 발표회(프린트워치·Print Watch 2007)'를 열고 재생 잉크의 단점과 정품 잉크의 경쟁력을 집중 거론했다.

HP 측은 "가격이 싼 리필 잉크를 쓰면 정품 잉크보다 프린터 관리 비용 등이 2배 가까이 더 든다"고 주장했다.

리필 잉크는 프린터 제조업체가 만든 프린터 전용 잉크와 달리 다 쓴 잉크 카트리지에 잉크를 다시 채워(리필) 쓰는 것으로 가격이 정품 잉크에 비해 30%가량 싸다.

조태원 HP 이미징프린팅그룹 부사장은 "리필 잉크의 개당 단가는 싸지만 결국 프린터를 자주 고장나게 해 수리 비용을 더 들이게 하고 제품 수명도 짧게 만든다"고 말했다.

HP는 리필 잉크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제품도 내놓았다.

소비자들이 '정품 잉크는 종류가 너무 많아 어떤 잉크를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과 관련,소매용 잉크를 소비 패턴에 따라 세 가지로 단순화했다.

존 솔로몬 HP 아·태 소모품 담당 수석부사장은 "대용량 프린팅이 많은 소비자는 초록색 라벨의 잉크,표준형 소비자는 파란색,고품질 사진이나 전문적인 프린팅을 원하는 소비자는 빨간색을 선택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HP의 입장에 대해 국내 리필 잉크 업계는 HP의 주장은 자사 제품만 정품이라는 상술에 불과하다며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산=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