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협력업체를 통한 불법 파견이라도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을 적용해 2년 뒤에는 원청업체의 근로자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 중앙지법 민사42부(박기주 부장판사)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일하다 해고된 협력업체 소속 김모씨 등 7명이 낸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근무 기간 2년을 넘긴 김씨 등 4명이 현대차의 근로자로 인정된다"고 8일 판결했다.

근무기간 2년을 넘기지 못한 3명은 `현대차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재판부는 "김씨 등이 불법 파견된 근로자라서 파견법을 적용받지 못한다면 사용사업주가 파견법 적용을 피하려고 파견업 허가를 받지 않은 사업주로부터 파견을 받으려는 강한 유인이 생길 수 있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파견법은 파견근로자를 2년 넘게 사용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 사용자에게 부담을 주고 장기간의 파견이나 고용불안을 제거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규정이다.

재판부는 "현대차가 사실상 원고들을 포함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해 구체적인 지휘ㆍ명령과 이에 수반하는 노무관리를 행한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이는 근로자 파견계약에 해당하는데 제조업의 직접 생산 공정업무는 파견 대상이 아니므로 이 사건의 근로자 파견은 불법 파견"이라고 판단했다.

김씨 등 7명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사내 협력업체에 소속돼 차체 공장 생산 라인의 일부 공정 등을 담당하다 해고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검찰이 무혐의로 판단한 사안에 대해 법원이 다른 판단을 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사내 협력업체와 적법한 도급 관계를 맺고 있으며 불법 파견이라 보지 않는다.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