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들은 아무도 안 건드린다. 부모도 형제도 그 어떤 누구도 수능시험이 끝나는 그날까지 그들의 비위를 거스를 수 없다. 그런데 칼날 같은 이들의 신경을 건드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사진기자들이다.

모의고사 보는 날부터 수능 치르는 날까지 중요한 때마다 나타나 소란을 피운다. 십수 명이 몰려와 셔터를 누르면 가뜩이나 긴장된 학생들의 심기가 더욱 불편해진다.

7일 올해 첫 수능 모의고사가 치러졌다. 사진기자들이 취재를 간 서울 풍문여고의 한 교실 창엔 '사진 절대 찍지 마세요. 우리 대학 좀 갑시다'라는 호소문이 나붙어 눈길을 끌었다. 그래도 사진기자들은 미안한 마음을 누르면서 사진을 찍었다. 고3 수험생도 말리지 못하는 사람이 사진기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