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법조타운의 '밥집'은 끼니만을 해결하는 단순한 음식점이 아니다.

사건 관계자들이 변호사들에게 하소연하는 '민원실'이기도 하고,특히 법조 출입 기자들에게는 보충 취재의 장소이기도 하다.

기자들과 법조 고위 간부들 간의 단체 회식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경기에 따른 부침이 덜한 편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곳이 장사가 더 잘될 것 같다.

기자실이 통폐합돼 1개로 줄어들고 브리핑 내용이 수사 기밀을 명분으로 갈수록 '맹탕'이 돼가는 현실을 감안하면 밥집이 기자들의 주된 취재 장소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최근 들어 서초동의 커피숍이나 음식점들이 하루가 다르게 고급화되고 숫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힘 있고 빽 있는' 언론사에만 정보가 몰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검찰과 일부 언론 간 유착의 유혹은 더욱 높아지고 은밀화·지능화될 게 뻔하다.

기자실을 없애면 언론사 간 정보의 불균형이 해소되고 기사 담합이 사라질 것이라는 순진한 발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검찰도 말은 못해도 내심 불편해하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서초동 밥집만 좋아지는 기자실 통폐합인 셈이다.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