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한 달여 앞두고 해외 영어캠프 운영업체들의 마케팅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제청소년문화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7~8월 중 시작하는 영어캠프의 수는 4000개.이 중 3200개가량이 미국 캐나다 필리핀 등 외국으로 떠나는 해외 캠프다.

지난해보다 학생들을 모집하는 캠프의 수가 30% 이상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이번 여름방학에 20만명가량의 초·중·고생이 영어캠프를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웬만한 가정 한 달 생활비 넘어

[올 여름 20만명 영어캠프 간다]  3주 참가비가 최고 1천만원
올해 여름방학을 겨냥한 캠프 프로그램의 특징은 초고가 상품의 수가 늘어났다는 것.캠프단체협의회인 캠프나라의 집계에 따르면 올 여름 운영되는 영어캠프 중 참가비가 가장 비싼 캠프는 YBM유학개발원이 내놓은 영국 캠프다.

이 프로그램의 가격은 3주에 730만원.일주일 참가비만 웬만한 가정의 한 달 생활비인 240만원을 넘는다.

이 프로그램은 해리포터의 촬영지로 알려진 영국의 명문 사립학교 해로우스쿨에서 진행된다.

YBM유학개발원 관계자는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를 방문하는 초저가 상품부터 해로우스쿨 프로그램과 같은 초고가 상품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준비한다"며 "대개 고가 상품들이 빨리 마감된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이 관계자는 "해외 영어캠프 참가자가 워낙 많아지면서 항공사가 단체할인을 해주지 않는 데다 항공요금 중 유류할증 요금도 비싸졌다"며 "실제 마진은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사모 해외 영어캠프'도 등장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B유학원 관계자는 "일부 학부모들은 3~4명 정도의 소수 학생들로 팀을 구성한 후 이들만을 위한 '특별 캠프 프로그램'을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한다"며 "이 경우 가격이 3주 기준으로 1000만원을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국내 캠프의 가격도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서강대에서 운영하는 '서강워크숍'의 경우 3주에 220만원을 받는다.

서강대 관계자는 "하루에 15시간씩 300여시간을 공부할 만큼 학습 강도가 높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며 "인기가 많아 3차에 걸친 영어실력 테스트를 거쳐 학생들을 선발한다"고 말했다.


◆영어캠프 시장은 복마전
[올 여름 20만명 영어캠프 간다]  3주 참가비가 최고 1천만원
영어캠프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지만 가격에 비해 서비스 질은 그다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별도의 조직 없이 캠프사업에 뛰어드는 곳이 많다는 것.유학원뿐 아니라 영어학원이나 개인사업자까지 '영어캠프 한철 장사'에 뛰어드는데 이를 단속할 만한 법규도 기관도 없어 무자격 캠프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양상이다.

김병진 국제청소년문화협회 팀장은 "현재 전체 캠프 사업자의 80%가량이 인터넷 홈페이지만 개설해 학생을 모집하는 브로커"라며 "공신력있는 기관의 캠프를 골라 가는 게 최선책"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유학원들이 운영하는 영어캠프도 약점은 있다.

소비자의 비난이 가장 빗발치는 부분은 결제 시스템이다.

대부분의 업체가 출국 한 달 전까지 캠프 참가비 전액을 현금으로 입금해 달라고 요구한다.

신용카드는 계약 체결시 미리 내는 계약금을 낼 때만 쓸 수 있다.

A유학원의 한 관계자는 "항공료,현지 어학교육기관의 교육비 등을 사전에 송금해야 한다"며 "유학원 대부분이 영세해 할부로 참가비를 받을 형편이 못된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올 여름 20만명 영어캠프 간다]  3주 참가비가 최고 1천만원
[올 여름 20만명 영어캠프 간다]  3주 참가비가 최고 1천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