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제2신도시 건설로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한 수도권 남부지역의 교통난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선 교통대책,후 입주'원칙을 밝혔지만 "교통대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건설교통부 등에 따르면 동탄 2지구 신도시가 들어서는 동탄면지역은 현재 건설 중인 동탄 신도시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동쪽에 위치해 있다. 분당 광교,화성 동탄 신도시에 이어 바로 옆에 분당급 동탄 2지구 신도시가 추가로 들어섬에 따라 수도권 남부권의 교통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부고속도로 판교IC를 따라 △분당 신도시 △용인 죽전지구 △동백지구 △수지지구 △화성 동탄 신도시가 나란히 입주해 있는데다 성남 판교,수원 광교,용인 흥덕 등 30여개가 넘는 신도시 또는 미니신도시들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동탄면에서 서울로 진입하려면 경부고속도로 기흥 IC 방면으로 수원,판교 그리고 양재 IC를 거쳐 진입해야 하는데 출퇴근 시간의 상습적인 수도권 남부 지체 상황을 고려한다면 동탄 2지구 신도시에서 서울까지 2시간이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분당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지영씨는 "안 그래도 출퇴근 시간대에는 길이 많이 막히는데 같은 길을 이용하는 대규모 신도시가 계속 들어설 경우 교통대란,출근전쟁이 악화될 것은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도 "수도권 남부 지역의 고속도로 주변이 대규모 아파트로 들어차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적절한 교통대책없이 신도시가 들어서면 교통난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입주를 시작한 화성 동탄 신도시의 경우 당초 입주에 맞춰 주요 도로 7곳 가운데 4곳만 개통됐고 나머지 구간은 보상 문제 등으로 착공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양재∼영덕 국도를 동탄면까지 연장하는 공사가 내년 말 완공되면 어느 정도 교통난에 숨통은 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정부는 "광역교통망 등 인프라 확충이 용이해 동탄 2지구를 신도시로 선정했다"면서"직통 고속도로,전철 등의 광역 교통망을 분당 등 기존 신도시 수준 이상으로 구축해 만성적인 출퇴근 교통난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선 교통대책 후 입주를 할 것"이라며 "이번 화성 동탄도 2012년 입주 전에 완벽한 광역 교통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건교부는 그러나 "동탄 2지구 신도시를 포함해 총 10개 신도시를 공간계획,교통여건 등을 감안해 남부,북부,서부 등 권역별로 균형있게 분산해 추진 중"이라는 원론적 설명 외에 세부적인 광역교통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선 택지개발 이후 교통난→도로확장→택지개발→교통난의 악순환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수도권 남부 교통체증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현재 검토 중인 제2 외곽순환도로와 제2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과 대림산업 GS건설 롯데건설 등은 이미 제2경부고속도로 사업 제안을 건교부에 제출한 상태다.

두산중공업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서하남IC에서 오산을 잇는 1구간(46㎞)을,대림산업과 GS건설은 용인~연기군 2구간(80㎞)을,롯데건설은 천안~행정중심도시를 잇는 3구간(45㎞)을 각각 제안한 상태로 대림산업과 GS건설은 구간이 중복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또 현재 수도권 남부에는 분당선 오리∼수원 복선전철과 신분당선 등 철도 공사가 진행 중이고 동탄 제2지구 신도시로 연결되는 서수원∼오산 고속국도와 평택∼오산 고속국도가 공사 중이지만 서울로 진입하는 교통난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