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양용은, 두달 만에 동반 출전
최경주와 양용은의 재회 무대는 31일(한국시간) 밤부터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뮤어필드빌리지골프장(파72.7천366야드)에서 개막하는 메모리얼토너먼트.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로스가 고향에 지어놓은 골프장에서 여는 이 대회는 105명에게만 초청장을 보내는 특급대회다.
세계랭킹 50위 이내 정상급 선수를 비롯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 위주로 출전 명단을 짠다.
최경주는 2002년부터 6년 동안 개근을 하고 있고 양용은은 처음 초대를 받아 지난 4월 마스터스대회 이후 2개월여 만에 동반 출전이 성사됐다.
최경주는 2004년 공동 5위, 2005년 공동 8위 등 두 번이나 상위권에 입상해 메모리얼토너먼트와 제법 궁합이 잘 맞았다.
작년에는 컷오프를 당했지만 좋은 기억이 많은 곳이어서 올해도 상위권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PGA 투어에 적응하지 못하고 대서양 건너 유럽투어로 발길을 돌린 양용은은 아직 확정짓지 못한 US오픈 출전권을 확보하기 위해 분발할 필요가 있다.
니클로스의 명성에 힘입어 타이거 우즈(미국), 필 미켈슨(미국), 비제이 싱(피지), 어니 엘스(남아공), 아담 스콧(호주),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내로라 하는 강호들이 모두 출전하기 때문에 상위권 성적을 거두면 58위에 머물고 있는 세계랭킹을 한꺼번에 끌어 올릴 수 있다.
그렇지만 출전 선수들의 면면이 워낙 화려해 상위권 입상을 낙관할 수 없다.
우승 경쟁은 역시 우즈와 '나머지 선수들'의 대결로 압축된다.
올해 7개 대회만 출전하고도 10개 이상 대회를 뛴 선수들을 제치고 상금 1위와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 우즈는 이 대회에서도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프로 데뷔 이래 한 번도 이 대회를 빠지지 않던 우즈는 아버지 얼 우즈가 사경을 헤매던 작년에는 불참했다.
우즈의 대항마로는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제패해 사기가 오른 미켈슨과 마스터스 우승에 이어 AT&T 클래식 우승으로 상승세가 완연한 잭 존슨(미국), 그리고 싱과 엘스, 짐 퓨릭(미국) 등이 꼽힌다.
메모리얼토너먼트는 니클로스가 거의 평생을 바친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코스에서 열린다는 사실 뿐 아니라 6월15일 열리는 US오픈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투어 선수들이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니클로스는 작년부터 벙커를 밭고랑처럼 만들어놓는 특이한 코스 세팅을 도입해 선수들에게 새로운 과제를 안겨 화제가 되고 있다.
PGA 투어 선수들이 너무나 벙커샷을 잘해 벙커가 장애물 역할을 해내지 못하자 고안한 '밭고랑 벙커'는 지난해 우승자를 결정지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년 우승자 카를 페테르손(스웨덴)은 벙커 75개가 널려있는 이곳에서 나흘 동안 9차례 밖에 '샌드트랩'에 걸려들지않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US오픈을 개최하는 오크몬트골프장도 이런 '밭고랑 벙커'를 채택하고 있어 선수들은 US오픈을 대비한 실전 훈련의 기회도 갖게 되는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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