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넘버 2로 휴대폰이 먼저 갈까,디지털카메라가 먼저 갈까.

삼성전자의 휴대폰과 삼성테크윈의 디카가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급상승시키면서 누가 먼저 세계 2위 자리에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1분기 나타난 성장 속도라면 동반 2위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특히 두 회사의 수장들이 각각 글로벌 순위 재편을 호언하고 있는 터다.

시장 조사 전문업체인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테크윈은 세계 최대 카메라 시장인 미국에서 10.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니콘,올림푸스,HP 등을 제치고 4위로 뛰어오를 정도의 성적표다.

지난해 1분기 점유율이 3.6%에 불과했고 연간 점유율이 4.9%에 그쳤던 점에 비춰보면 대약진이다.

미국 시장에서 순위도 8∼9위권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경천동지다.

삼성테크윈은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유럽에서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에는 점유율 2.4%로 10위권에도 들지 못했지만 작년엔 9.3%로 치솟았다.

캐논,소니에 이어 3위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삼성테크윈의 전 세계 카메라 시장 점유율은 7.8%.캐논,소니,코닥,올림푸스에 이어 5위다.

2005년 9위에서 단숨에 4계단을 뛰어올랐다.

삼성테크윈은 내친 김에 세계시장에서 3위 등극도 자신한다.

2010년엔 세계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침 2위인 소니가 정신을 못 차리고 정체를 반복하고 있는 것도 호기다.

신만용 삼성테크윈 광디지털사업총괄 부사장은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 급격히 성장하고 있고 최근 미국에서도 반응이 좋다.

올해 말까지 캐논 소니에 이어 3위 등극은 문제없다.

'블루'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육성해 선진국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주춤했던 삼성전자 휴대폰도 올 1분기 들어 출하량이 크게 늘어나며 다시 힘을 내고 있다.

여기에 2위 업체인 모토로라까지 비틀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휴대폰 시장조사기관인 SA(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전세계 휴대폰시장 점유율은 14.1%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보다 2.9%P나 올랐다.

삼성의 출하량은 3480만대로 전분기에 비해 280만대 늘었다.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LG전자의 출하량은 모두 줄어든 가운데 얻은 성과다.

반면 2위 업체인 모토로라는 지난 분기보다 점유율이 4.0%포인트나 떨어졌다.

이 바람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11.2%포인트나 벌어진 모토로라와의 격차를 4.3%포인트까지 좁혔다.

이 속도라면 올해 안에 글로벌 2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 1월 최지성 정보통신 총괄사장이 취임한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되 중저가 신흥시장도 적극 파고들고 있다.

최 사장은 취임 직후 "1년만 기다리면 큰 변화가 올 것"이라며 판도 변화를 예견했다.

삼성전자 휴대폰과 삼성테크윈 디카는 닮은 꼴이다.

해외 판매량이 크게 늘고 2위 업체들이 주춤거리는 상황이다.

누가 먼저 순풍을 이용해 2위로 나설까.

임원기/김정은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