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자동차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업체들이 실적부분에서 한국과 격차를 더욱 벌려나가자 '샌드위치 위기론'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론은 지나치게 비관적인 것이며, 한국 업체들은 강력한 내수시장을 지배력을 바탕으로 어려운 영업환경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28일 서성문, 고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및 인도 업체들의 경우, 자국과 개도국 소형차 시장의 일부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며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 업체들도 엔약세와 고유가에 힘입어 최고의 실적을 구가하며 한국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차기아차 노조의 파업은 지난해 최악의 폐해를 가져왔고, 현대차의 경우에는 50% 성과급 문제로 올 1월17일까지 긴 파업이 계속됐다는 것. 이에 따라 '샌드위치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서 연구원은 "중국과 한국 업체들의 주요 수출시장이 다르며, 중국 업체들이 미국 등 주요 시장으로의 진출을 계속 연기하고 있어 중국의 영향은 당분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지난 2005년 17만대에서 2006년 34만대로 급증했으나, 여전히 수출시장이 중동, 동남아,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 국한돼 있다는 것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국내 업체의 판매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서 연구원은 "현대차가 지난 18일 EF소나타와 엘란트라에 대한 딜러 인센티브를 6~7% 올렸고, 기아차도 최근 2.5~16%의 가격을 인하, 판매대수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생산능력 부족 문제도 기아차의 중국 제2공장이 연말에, 현대차의 제2공장이 오는 2008년 5월부터 가동될 예정이어서 해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의 영향력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게 서 연구원의 판단이다. 지난 3월 찬반투표에서 부결됐었던 현대차 전주공장의 2교대 문제가 노조의 결단으로 타결됐으며, 올해는 아직까지 현대차 노조가 올해 요구할 임금 인상률을 제시하지 않는 등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대우차판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는 각각 7만8000원, 11만원, 4만7000으로 책정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