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의 천연물 신약 '스티렌'과 한미약품의 개량신약(오리지널 약의 성분 등을 일부 바꿔 출시한 약) '아모디핀'이 국산 처방약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두 약품의 치료질환은 위염(스티렌)과 고혈압(아모디핀)으로 각각 다르다.

그러나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 제품이 석권한 국내 처방약 매출 '톱10'에 국산 치료제로는 스티렌과 아모디핀만이 이름을 올린 바 있어 이 두제품이 올해 어떤 성적을 거둘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제품이 본격적인 매출 경쟁을 시작한 2005년과 2006년에는 아모디핀이 스티렌을 앞섰다.

2005년에는 아모디핀이 총 394억원의 매출을 올려 스티렌(314억원)을 80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2006년에도 아모디핀(484억원)이 스티렌(445억원)을 39억원 차이로 이겼다.

그러나 올해에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두 제품 모두 올해엔 연간 60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동아제약과 한미약품은 각각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성적만 놓고 보면 스티렌이 140억원의 매출을 올려 아모디핀(133억원)을 추월,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로 따져도 스티렌은 무려 41%에 달한 반면 아모디핀은 12%에 그쳤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작년 1분기 이후 스티렌은 분기마다 30%가 넘는 고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아모디핀은 작년 3분기부터 증가율이 10%대로 떨어졌다"며 "1분기에도 기대 이상의 실적이 나와 연간 매출 목표치를 5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국내 고혈압 치료제 시장 규모는 6000억원 정도인데 반해 위염치료제는 3000억원 정도에 그친다"며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은 아모디핀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위염 치료제의 경우 경쟁 품목이 너무 많은 점도 약점"이라고 덧붙였다.


제약업계에서는 새로운 경쟁제품 출시가 아모디핀과 스티렌 간의 매출 경쟁의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이자의 고혈압 치료제 '노바스크'의 개량신약인 아모디핀의 경우 최근 안국약품이 또 다른 개량신약 '레보텐션'을 출시,일정 정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티렌도 유한양행이 최근 출시한 위염 치료제 '레바넥스'가 어느 정도 매출을 올리는가에 따라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레보텐션과 레바넥스 모두 올해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승패와 상관없이 두 제품은 국산 처방약도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 못지 않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