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식재산권

강력한 이행조치가 많이 포함됐다.

정부는 우선 포털 등 온라인을 통한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지재권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온라인서비스 제공자가 지재권을 침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현재는 영장이 있어야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지재권 보호를 위해 협정 발효 6개월 이내에 대학가 서적 불법 복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공공 캠페인도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영화관에서 비디오카메라 등으로 영화 촬영을 시도만 해도 처벌하자는 미국의 요구도 수용됐다.

촬영에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촬영을 시도한 행위만 적발되어도 미수범으로 처벌된다.


◇ 우편서비스

미국이 강공을 퍼부은 우편서비스 분야가 상당폭 개방됐다.

우편서비스와 관련,협정문에는 현행 시장 개방 수준 유지 및 우정당국의 독점 지위 남용 금지 등을 규정했다.

특히 국제특송 시장의 개방폭이 커진다.

현행 우편법 시행령에 무역 관련 서류 등에만 한정하고 있는 것을 국제서류(international document)로 대폭 확대해 개방한다.

국내 특송의 경우는 현행 제도를 일단 유지하되 우편법 개정 등을 통해 국내시장의 조건,보편적 우편서비스 유지 등 다양한 요소를 검토해 정부 독점의 범위를 중량,가격 기준 등 객관적인 기준으로 축소해나가기로 약속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부속서에서 "대한민국은 우편법 및 그 하위 규정을 개정함으로써 민간 배달 서비스의 범위를 증대하기 위하여 대한민국 우정당국의 독점에 대한 예외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수립하고자 한다"고 미국에 약속했다.

정부는 앞으로 우편물의 분류 기준을 현재와 같이 소포 편지 등 품목별 방식에서 무게나 가격 기준으로 바꾸고,여기서 일정 기준 이상의 무게나 가격에 민간 기업의 참여를 늘리는 방식이 되면 자연스럽게 민영 우편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다만 이는 전형적인 비구속적 문서이자 선언적 문서"라고 말했다.


◇ 개성공단

역외가공지역(OPZ)을 규정할 수 있는 조항이 부속서로 채택됐다.

개성공단이 OPZ로 지정되면 한국과 같은 관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협정문에 따르면 양국은 '한반도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만들어 매년 △한반도 비핵화 진전 △OPZ가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 △환경,노동 기준 및 관행,임금·영업·경영 관행 등을 심사해 OPZ를 지정하도록 돼 있다.

이 가운데 최대 논란거리는 '노동 기준 및 관행,임금·영업·경영 관행'이다.

사회주의 북한의 특성상 국제규범에서 봤을 때 이런 기준의 충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위원회가 개성공단을 OPZ로 지정하고 이를 협정문에 반영토록 할 경우 협정문 개정 사항인 만큼 양국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북핵 2·13 합의에 따라 해결 과정이 진행 중인 만큼 긍정적 전망이 가능하며 OPZ 지정은 개성공단 활성화를 통해 남북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또 "환경기준은 개성공단이 우리 공단 못지않게 엄격한 조건으로 추진되고 있어 충족이 가능하며 노동 및 임금 조건은 임금직불 문제를 포함해 점차 개선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예상했다.


◇ 무역구제

미국이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다자 세이프가드를 취할 때 재량적으로 한국을 제외해줄 수 있도록 규정해놓았다.

이는 북미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멕시코 캐나다를 다자 세이프가드 조치의 대상에서 면제시켜 주고 있는 것과 비교해 불리한 내용이다.

또 FTA 협정문에 규정된 반덤핑 조항은 양자 간 분쟁절차 대상에서 제외됐다.

즉 조사 개시 전 사전 통지 및 협의,가격·물량 합의 조항에 대해서는 한·미 FTA 분쟁 해결 대상에서 제외키로 한 것이다.


◆기타=이 밖에 서비스에서 국가기관(한국은 수출보험공사,미국은 해외투자보험공사)의 해외투자보험에 가입한 투자자가 상대국의 협정 위반 조치로 인해 재산상 손실을 입은 경우에 국가기관이 투자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뒤 상대국 정부를 상대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대외변제 권리를 명시했다.

양국은 투자 분야에서 미래 기준 최혜국 대우(MFN)의 예외 부문으로 한국은 항공 어업 해운 위성방송 철도를,미국은 항공 어업 해운 위성방송을 명시했으며 다른 분야에서도 MFN 대우가 배제되는 내용은 특정조치(규제)별로 유보를 명시했다.

통신기기 상호인정협정(MRA)의 범위도 시험성적서 수준에서 제품인증서까지 넓혀 상호 교역 확대를 촉진하기로 했다.

투자자-국가 간 소송제(ISD)의 대상에는 협정상 의무 위반뿐 아니라 투자계약 및 투자인가 위반 사항도 포함하기로 했다.

현승윤/박수진/김현석/유승호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