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인가,조작된 것인가.

미국의 한 중년 여성골퍼가 100일 새 10개의 홀인원을 기록했다고 밝혀 미국사회가 떠들썩하다.

화제의 주인공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재클린 가네(46).전직이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가네는 지난 1월23일부터 5월2일까지 집 근처 여섯 개 골프장에서 80라운드를 하면서 10개의 홀인원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가네의 믿어지지 않는 '업적'은 팜스프링에 있는 '더 데저트 선'이 처음 보도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CNN ABC 폭스TV 골프채널 US투데이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의 유수 언론이 앞다투어 가네의 홀인원 사실을 후속 보도했고,가네는 일약 유명인사로 떠오르면서 '홍보 담당자'까지 두어야 할 정도가 됐다.

그러나 일부 수학자나 과학자들은 가네의 10개 홀인원 확률은 10의 24제곱분의 1이라면서 반신반의한다.

'조작'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아마추어 골퍼가 한 라운드에 홀인원할 확률은 5000분의 1로 추산되는데,어떻게 3개월여 만에 그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어떤 이는 타이거 우즈가 길이 130야드의 파3홀에서 한 달 동안 매일 몇 바켓의 볼을 쳐도 그만한 홀인원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거든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지금까지 한 사람이 한 해 가장 많은 홀인원을 기록한 것은 1962년 요셉 보이드스톤(미국)의 11개다.

다른 사람들이나 일부 언론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자 가네는 '증거'를 내놓았다.

해당 골프장에서 파3홀 그린주변에 설치해둔 카메라에 찍힌 테이프와 동반플레이어·목격자 26∼28명의 증언,골프장 관리자의 확인 등이 그것이다.

더욱 그가 홀인원한 곳은 미국LPGA투어 메이저대회 나비스코챔피언십이 열리는 미션힐스CC를 포함,대부분 명문 골프장이다.

가네는 미션힐스CC의 회원이다.

핸디캡 8로,많을 땐 1주일에 5라운드를 한다는 가네는 3라운드짜리 친선대회가 열린 지난 1월23일 미션힐스CC 아널드 파머코스 17번홀에서 첫 홀인원을 했고 4일 후 같은 골프장 피트 다이 챌린지코스에서 두 번째 홀인원을 했다.

가네는 4,5,7번째 홀인원도 피트 다이코스에서 기록했다.

피트 다이코스에서만 10개 중 4개의 홀인원을 했다는 것.

가네는 그 뒤에도 일주일∼열흘 간격으로 7,8,9번째 홀인원을 했으며,지난 2일엔 라킨타의 팜스GC 16번홀(162야드)에서 10번째 홀인원을 완성했다.

10번째 홀인원 때 가네와 동반자들은 볼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맸으나 그날 호스트인 마시 하이맨(86)이 홀속에 있는 가네의 볼을 발견했다고 한다.

가네는 "남들이 내 홀인원을 의심하는데 미칠 지경이다.

테이프를 보고도 그런 의심을 하다니…"라며 안타까워했다.

가네는 주위 사람들의 성화에 못 이겨 지난주 친구들과 함께 인근의 카지노를 찾아갔다.

가네는 슬롯머신에 5달러짜리 지폐를 넣었는데,20분도 안 돼 원금의 130배에 달하는 650달러를 땄다고 한다.

'억세게 운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그를 두고 나온 말인 듯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