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ST마이크로와 플래시 메모리 합작사를 설립키로 했다.

합작사는 인텔이 NOR 플래시 메모리 사업 부문을 넘기고, ST마이크로도 NOR과 낸드 사업부문을 넘기는 형식으로 설립될 예정이다.

이러한 반도체 업계의 합종연횡이 중장기적으로 산업 전체에는 긍정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삼성전자하이닉스에게는 어느 정도 위협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투증권 이정 연구원은 25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인텔이 적자 사업인 NOR 플래시 메모리 사업에 대해 단순히 구조조정에 나선 것을 경우엔 인텔과 경쟁하는 삼성전자에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텔의 NOR 플래시 사업부 실적이 일시적으로 약화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경쟁 업체들이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인텔이 사업역량을 강화해 점차 낸드 플래시 메모리 진영을 공략할 생각이라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겐 부정적이다.

휴대폰 부문에서 다시 한번 낸드 플래시와 NOR 플래시 메모리간의 기술 경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

또한 인텔이 이번 합작사 설립과 함께 지분을 갖게 되는 하이닉스-ST마이크로 우시공장을 통해 낸드 플래시메모리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합작사와 삼성전자, 도시바, 하이닉스의 새로운 경쟁체제 시대가 펼쳐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또 한번의 치열한 경쟁이 촉발될 수도 있다.

인텔은 하이닉스-ST마이크로 우시공장의 지분 보유로 그간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D램 시장에도 자연스럽게 진출하게 된다.

메모리 시장에서 플래시 메모리와 D램을 혼합한 멀티칩패키지(MCP)의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안정적인 D램 공급원을 확보하게 되는 인텔에게는 합작사 설립이 긍정적이지만,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에겐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경쟁 업체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 부정적이다.

한편 인텔-마이크론 합작사의 낸드 플래시 시장 진출이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낸드 보급원 확보를 위한 합작사 설립이라면 하이닉스에겐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원은 "메모리 시장에서 다시 일어나고 있는 업체간 합종연횡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상위 업체간 생존을 위한 합작사 설립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의 실적 악화를 통해 D램 업체들 간의 새로운 질서가 형성될 경우 산업의 회복 역시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인텔이 점진적으로 메모리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국내 업체들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으며, D램 시장에서도 인텔이 공격적 투자를 진행할 경우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어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