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 구간에서 차체가 안쪽으로 기울어져 고속으로 회전해도 탈선하지 않는 한국형 '틸팅(Tilting) 열차'가 이르면 2010년께 기존 철도 위를 달리게 된다.

건설교통부는 22일 최고 시속 180km급으로 기존 새마을호보다 40km/h가량 빠른 한국형 틸팅열차를 공개하고 충북 오송기지에서 시승 행사를 가졌다.

행사에는 건교부와 철도공사,철도시설공단,건설교통기술평가원,로템 등 관련 기관 관계자가 참가해 오송역-오근장역-오송역 간 34km를 시승했다.

건교부는 지난해 12월 한국형 틸팅열차 시제차량 제작을 마치고 지난 3월부터 충북선에서 시험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건교부는 2009년까지 10만km 시험운행을 마친 뒤 이르면 2010년 틸팅열차를 상용화할 방침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틸팅열차 상용화가 원래 2012년으로 계획돼 있지만 개발이 순조로워 2010년에도 도입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 충북선에서만 시험운행을 하고 있는데 2009년까지 호남선으로 확대해 문제점을 완벽하게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대로 틸팅열차가 도입되면 고속 철도엔 KTX가 투입되고 기존 철도엔 틸팅열차를 투입하는 체계가 갖춰져 전국 철도의 고속화 시대가 열리게 된다.

틸팅열차란 쇼트트랙 선수가 곡선부에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몸을 기울이는 것처럼 곡선 선로에서 차체가 안쪽으로 기울어져 원심력을 극복할 수 있는 차량이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도입하게 된다.

한국형 틸팅열차는 개발에 총 480억원이 투입됐다. 전기식 준고속열차로 KTX(시속 300km)보다는 느리지만 새마을호보다는 빠르다.

기존 일반 철도에선 새마을호가 최고 시속 140km로 운행하고 있지만 곡선부에서는 탈선을 막기 위해 속도를 절반 이상 줄여야 했다.

하지만 한국형 틸팅열차는 곡선 주행에도 시속 100km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

정부는 2010년 한국형 틸팅열차가 상용화되면 복선 전철화가 완료된 충북선,경부선,호남선과 더불어 전라선,중앙선 등에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호는 서울∼부산이 4시간36분,용산∼목포가 4시간23분 걸리는 데 반해 한국형 틸팅열차는 서울∼부산이 3시간52분,용산∼목포가 3시간36분으로 크게 줄어든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