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룰 갈등의 극적인 타결에는 강재섭 대표의 벼랑끝 승부수가 주효했다.

자신이 제시한 마지막 절충안과 빅2의 타협이 무산될 경우 대표직은 물론 의원직까지 사퇴하겠다는 배수진을 치며 압박했고,결국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양보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정계은퇴도 불사하겠다'는 도박을 통해 끝이 보이지 않던 경선 룰 갈등을 해소해 낸 것이다.

5선 의원의 정치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로써 강 대표는 당내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온 지도력 부재와 이에 따른 퇴진론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당장 강 대표 체제가 적어도 당분간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렇다고 강 대표 체제가 앞으로 순항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이번 경선 룰 갈등을 야기한 장본인이 다름아닌 강 대표 자신인 데다 이번 논란 과정에서 신뢰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파국을 막았다고는 하지만 '중재자가 약자가 아닌 강자편에 섰다'는 당내 일각의 곱지 않은 시선은 남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넘어야 할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공정한 관리자로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