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인 91일물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가 속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추가로 올라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1일물 CD 금리는 전날 대비 0.03%포인트 급등한 연 5.05%를 기록했다.

이는 2003년 3월18일 5.0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CD 금리는 지난달 27일 4년여 만에 5%대에 진입한 뒤에도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CD 금리가 치솟는 이유는 은행들이 단기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CD 발행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CD 주요 수요처인 자산운용사들이 CD를 적극적으로 매입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 한국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상한 이후 추가로 쌓아야 하는 지준금을 확보하기 위해 CD 발행을 크게 늘렸고,최근에는 만기가 돌아온 CD를 갚기 위해 또다시 CD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일부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CD를 발행하고 있다.

반면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3월 '익일환매제'(출금 신청을 하고 다음 날 돈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도입 이후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자 CD 매입 규모를 줄이고 있다.

박원제 신한은행 자금부 부부장은 "최근 중소기업 대출이 급증하면서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CD 발행을 늘리고 있다"며 "당분간 은행들의 CD 발행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CD 금리가 5.1%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CD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자 변동성이 큰 CD 금리를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쓰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CD 금리 대신 코리보(은행 간 대차시장에서의 단기 기준금리) 등 새로운 기준금리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은 코리보를 변동금리 대출 기준금리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3개월 코리보 금리는 5.01%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도 CD 금리를 기준금리로 사용하는 데 대한 문제점은 인식하고 있지만 코리보가 CD 금리 움직임과 별 차이가 없는 데다 코리보의 경우 실물거래가 미미해 헤지(위험 회피)가 어렵기 때문에 은행들이 적극 도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