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연일 급등세를 보이면서 중국 내국인 전용 A주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또 외국인도 투자할 수 있는 B주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그동안 중국펀드는 홍콩증시에 주로 투자해온 무늬만 중국펀드가 주도해왔지만 본토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분위기다.

홍콩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H주)지수는 올들어 1.9% 상승에 그친 반면 상하이종합지수는 51.3% 오른 상태다.


1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설정된 PCA투신운용의 'PCA차이나드래곤A쉐어' 주식형펀드에는 1800여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설정전 2주간의 자금 모집기간동안 1500억원이 들어왔으며 8일 하루에만 300억원이 추가로 유입됐다.

이 펀드는 중국 상하이 A주에 투자하는 국내 유일의 해외펀드다.

수익률도 홍콩 주식에 투자하는 명목상의 중국펀드보다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가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A주에 재간접 형태로 일부 투자하는 '한화꿈에그린차이나펀드'는 1개월 수익률이 8.65%로 양호한 수준이다.

또 투자금액의 약 17%정도를 상하이 B주에 투자하는 '동부차이나펀드 A형'의 경우 1년간 수익률이 51.49%에 이른다.

특히 B주가 A주보다 상승속도가 더 빨라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A주도 올들어 50% 이상 올랐지만 B주는 100% 이상 뛰었다.

상하이B주는 10일도 3.14% 상승하면서 사흘연속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상하이B주의 급등세는 지난해 109.84% 오르긴 했지만 A주(130.57%)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주와 B주의 통합설이 끊이지 않는 것도 B주 강세 배경이다.

이 때문에 계좌개설 증가 속도 역시 B주가 더 폭발적이다.

작년 중반만해도 하루 수십개 에 불과했던 B주 신규계좌 개설수는 중국 노동절 연휴 직후인 지난 8일 1만6632개로 폭증했다.

여기에는 적지않은 외국인이 가세한 것으로 추정된다.

리딩투자증권 윤석부 국제영업팀장은 "작년초만해도 해외 주식투자자중 30%가 중국 B주 투자에 나섰지만 지금은 70%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리딩투자증권에 해외증권계좌를 개설한 투자자는 작년초만해도 5000명에 불과했으나 4월말현재 1만3000명으로 급증했다.

중국 B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은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방식 해외 주식중개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이 빠르면 내주부터 온라인 중국주식 중개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이어 키움증권도 6월말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라고 경고한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최근 중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지나치게 과도하며 시장 펀더멘털이 향상된 수준을 뛰어넘었다"며 "시장의 도취감(euphoria)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토마스 덩 애널리스트는 "상하이와 선전증시에 상장된 주요 A종목을 지수화한 CSI3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최근 42배에 달하고 있다"면서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의 19배에 비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오광진/김태완 기자 kjoh@hankyung.com